[전문] 文대통령, 주거대책발표 연설…“오류동 행복주택에서 희망 발견”

5일 서울 오류동 행복주택단지 방문…주택정책 발표 연설문
“청년·신혼부부, 기본적인 주거를 구하기조차 힘들다”
  • 등록 2018-07-05 오후 8:29:39

    수정 2018-07-05 오후 8:29:39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서울시 구로구의 한 행복주택 아파트 광장 놀이터에서 열린 신혼부부 및 청년 주거대책 발표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5일 신혼부부·청년의 주거난과 관련, “그동안 내 집 마련을 위해 개인과 가족이 너무 큰 짐을 져왔다. 이제 국가가 나누어지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 30분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 위치한 행복주택단지의 신혼부부 입주세대를 방문한 뒤 청년 주거대책 발표 행사를 가진 자리에서 “저는 오늘 오류동 행복주택에서 희망을 발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의 삶에서 주거가 너무나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특히 청년들과 신혼부부는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기본적인 주거를 구하기조차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젊은 세대의 불안과 좌절은 커져가고 미래를 꿈꾸기보다 두려움으로 포기하고 있다. 이래서는 안된다”며 “국민들이 기본적인 주거복지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정부는 안정적인 주거 마련에 더 팔을 걷어붙이려 한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문재인 대통령의 신혼부부 및 청년 주거대책 발표 연설 전문

오류동 행복주택단지 주민 여러분,

반갑습니다.

직장과 학교, 잘 다녀오셨습니까?

아이들 돌보느라 퇴근 자체가 없는 분들도 계시지요?

오늘 하루도, 모두 수고가 많았습니다.

하루가 저물 때의 이 무렵을 어린 시절과 비교해봅니다.

아이들 뛰노는 소리와 집집마다 밥 짓는 냄새로

마을 골목이 가득 채워지곤 했습니다.

어스름이 내리면 어른들이 아이들을 집으로 불렀습니다.

이 시간은 가족들이 모두 함께 집으로 모이는 시간이었습니다.

집은 단순히 잠만 자는 곳이 아닙니다.

휴식이 있고, 가족과 함께 하는 행복이 있고,

다시 일터로 나갈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충전시켜주는 곳입니다.

그러나 요즘은 그렇지 못합니다.

집에는 아이들이 없고,

직장인들은 일찍 집으로 돌아가지 못합니다.

젊은이들은 살 집을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

결혼할 엄두를 못 냅니다.

여러분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제가 오늘 단지를 둘러봤는데,

집들이 아주 포근하고

살기에 편안하게 보여 마음이 놓였습니다.

가까운 곳에 지하철역도 있고,

어린이집, 경로당, 아트홀과 사회적 기업 같은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주민 여러분들도 마음에 드십니까?

주민 여러분,

대한민국의 모든 분들이

이곳 같은 주거복지를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우리 현실은 그렇지가 못합니다.

국민들의 삶에서 주거가 너무나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청년들과 신혼부부는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기본적인 주거를 구하기조차 힘듭니다.

월급보다 전월세 값이 더 빨리 느는 바람에

신혼가구의 71%가 2년에 한번 쫓기듯 이삿짐을 꾸립니다.

월급의 5분의 1을 전월세 값으로 내고 있습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열심히 일해도 모으지 못하고 나가는 게 더 많습니다.

그러니, 젊은 세대의 불안과 좌절은 커져가고

미래를 꿈꾸기보다 두려움으로 포기하고 있습니다.

이래서는 안 됩니다.

국민들이 기본적인 주거복지를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정부는

안정적인 주거 마련에 더 팔을 걷어붙이려 합니다.

청년이 안심하고 도전할 수 있도록,

연인이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부부가 원하면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도록,

정부의 역할을 다하고자 합니다.

방향과 목표는 분명합니다.

신혼부부와 청년들의 주거부담을 해결해주는 것입니다.

정부는 작년 11월 신혼부부와 청년들의 주거부담을 덜기 위해

역대 최고 수준의 주거복지로드맵을 마련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더욱 심각해진 저출산과 저혼인 현상을 보며

부족함을 절감했습니다.

이에 정부는 신혼부부와 청년들을 위한

더욱 획기적인 주거지원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첫째, 2022년까지 향후 5년간

신혼부부 주거지원을 88만 가구로 늘리겠습니다.

작년 11월의 로드맵보다 28만 가구를 늘린 것입니다.

?

앞으로 5년간 전국에, 이곳 행복주택과 같은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임대주택 25만 호가 공급됩니다.

또한 신혼부부가 시세의 70~80%로 내집을 마련할 수 있는

신혼희망타운 10만 호를 공급하고,

신혼부부에게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분양주택의 특별공급도 10만 호로 늘리겠습니다.

신혼부부가 집을 사거나 전월세를 얻을 때

금리를 우대받는 대출지원도 43만 가구로 늘리고,

자녀가 있는 경우

추가 금리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한편으로 이번에 종부세를 강화하는 대신

신혼부부가 생애 최초로 일정가격 이하의 집을 마련할 때,

취득세 50%를 감면하겠습니다.

둘째, 한부모 가족도 신혼부부와 동일한 기준으로

주거를 지원할 것입니다.

?

그간 한부모 가족에 대한 주거지원이 부족했습니다.

6세 이하의 자녀를 둔 한부모 가족은 신혼부부와 동등하게

공공주택에 입주할 기회를 갖게 됩니다.

내집 마련이나 전세자금을 위한 대출금리 우대도

신혼부부 수준으로 지원하겠습니다.

?

셋째, 청년 주거지원도 대폭 확대하겠습니다.

공공이 공급하는 청년 임대주택 14만 호를

시세의 30~70%로

창업지원 주택 등 청년 맞춤형으로 공급하고,

민간 청년 임대주택도

역세권이나 대학 또는 산단 인근에

13만 실 특별 공급하겠습니다.

청년 기숙사 공급도 6만 명으로 확대하겠습니다.

청년들은 집을 얻으려면 빚을 낼 수밖에 없습니다.

42만 가구의 청년 주거에 금융을 특별 지원하겠습니다.

그에 더해, 임대주택 단지 내 상가를

청년, 사회적 기업, 소상공인 등에게

최장 10년 간

감정가의 50~80%로 임대하는 혜택도 제공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신혼부부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작년 한 해 26만 쌍이 결혼을 했는데,

10년 전에 비해 8만 쌍이 줄어들었습니다.

인구문제도 심각합니다.

얼마 전 발표된 4월 출생아수는 2만 7700명으로

통계를 정리하기 시작한 1981년 이래 최저라고 합니다.

이대로 가면 연간 출생아 수가

30만 명 아래로 떨어지게 될 것입니다.

그야말로 특단의 대책을 아끼지 말아야 할 때입니다.

저는 오늘 오류동 행복주택에서 희망을 발견했습니다.

아무 것도 없던 철도부지 위에

사람의 온기로 가득한 마을이 들어섰습니다.

청년을 위한 창업 공간,

육아를 위한 어린이집과 장난감 도서관이 생겼습니다.

아이들과 청년, 신혼부부와 어르신이 함께 어울려

내일을 준비하는 창조의 공간이 탄생했습니다.

행복주택이 들어선 오류동 전체에 활력이 생겼습니다.

소설가 박완서 선생님은

“사랑이 결코 무게로 느껴지지 않기를 바란다”는 글을 남겼습니다.

그동안 내 집 마련을 위해

개인과 가족이 너무 큰 짐을 져왔습니다.

이제 국가가 나누어지겠습니다.

이번 신혼부부와 청년 주거지원 대책을

앞으로 5년 간 차질 없이 시행해 나가면,

2022년에는

신혼부부 가운데 주거지원이 필요한 세대 100%를 지원하게 되는

효과가 생기게 될 것입니다.

이번 대책에 투입되는 재정규모는

지난 정부에 비해 3배에 달합니다.

심각한 저출산 문제의 해결을 위해

국민들께서 동의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집은

세상에서 가장 편하고 마음 놓이는 곳이어야 합니다.

신혼부부와 한부모 가족, 청년들이

안심하고 내일을 설계하고,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정부가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지자체와 지역사회도 함께할 것입니다.

이곳, 행복주택에서 키운 희망이

대한민국 곳곳으로 퍼지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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