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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1% 내린 2151.31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더 크게 흔들리며 이날 전 거래일 대비 3.39% 내린 640.94에 장을 마쳤다.
이날 증시가 크게 출렁인 이유는 개장 전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더 고조됐다는 소식이 들린 탓이다. 이날 개장 전, 이란이 미국의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사령관 피살에 대한 보복으로 이라크에 있는 미군 기지 2곳에 미사일 보복공격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 유가가 급등,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할 수 있어 주식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다만 코스피 지수가 크게 하락하지 않았던 건 장 시작 전 삼성전자(005930)의 지난해 4분기 실적때문이다. 예상을 웃도는 실적 덕에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000660)와 함께 급등해 각각 1%대, 3%대 오르면서 지수 하락을 막아냈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총 2617억원 가량 순매수하며 지수 하단을 받쳐줬다. 삼성전자에선 2428억원, SK하이닉스에선 178억원을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매수세의 99%가 두 종목에 집중됐다.
증권가에선 이란 이슈에 따른 증시 영향은 단기적 영향에 그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동발 리스크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것도 있지만 지난해 말 반도체를 중심으로 밸류에이션이 높아졌다는 부담감도 작용해 지수가 하락했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리스크가 있을 수 있지만 당장 이란의 원유 수출량이 거의 없어 이번 이슈가 경기를 뒤흔들 수 있는 소재는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과거 전쟁 발발 시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가장 최근 수행한 이라크 전쟁 사례에서도 주가는 두 달여 만에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등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주식시장 하락은 과거에도 길지 않았다”며 “외국인이 이날 주가 하락을 IT 대형주와 중소형주 매수 기회로 삼았던 것처럼 지정학적 리스크는 차익 실현의 기회이자 매수 기회로 작용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