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홍콩시위 격화 속 美해군 함정 홍콩 입항 거부

상륙수송함 '그린베이'·미사일함 '레이크이리' 불허
  • 등록 2019-08-14 오후 4:33:44

    수정 2019-08-14 오후 4:33:44

미 상륙수송함 ‘그린 베이’. 사진=AFP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 군함의 홍콩 입항 요청을 거부했다.

13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미국 해군 태평양 함대는 “중국 정부가 몇 주내 홍콩 항만에 도착 예정이었던 미 상륙수송함 ‘그린 베이’와 미국 미사일 순양함 ‘레이크 이리’의 입항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린베이는 오는 17일에, 레이크 이리는 다음달 홍콩에 정박할 예정이었다.

중국 정부가 미국 군함의 홍콩 입항을 막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중국은 지난 2016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으로 미국과 갈등을 겪을 때도 미 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함의 홍콩 정박 요청을 불허했고,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된 작년 9월에도 미 강습상륙함인 와스프함의 홍콩 입항을 거부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에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의 홍콩 입항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이번 중국의 미국 군함 홍콩 입항 거부는 홍콩 시위를 둘러싸고 미·중 간 갈등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미국 등 서방국가가 홍콩 시위에 대해 언급하자 ‘내정간섭’이라며 강하게 비판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 측은 홍콩 시위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중국 정부가 홍콩과의 접경지역으로 병력을 이동시키고 있다”며 “우리의 정보기관이 우리에게 알려온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이들은 진정하고 안전하게 있어야 한다”고 자제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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