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15일 사내 방송을 통해 올해 15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오는 2018년말까지 전체 인력의 30~40%를 감축하겠다는 내용의 구조조정안을 임직원들에게 통보했다.
삼성중공업은 모든 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백의종군의 자세로 경영정상화에 나서기로 했으며, 고통분담 차원에서 향후 부장급은 20%, 과장급 15%, 사원은 10%의 임금을 반납하는 계획을 노동자협의회 측에 전달했다.
삼성중공업이 오는 2018년말까지 3년간 경영상황과 연계해 분사와 아웃소싱을 통해 전체 인력의 30~40%를 감축한다는 계획이 실현될 경우 현재 1만3000명에 달하는 인력규모는 최대 5400명 줄어든 7800여명으로 쪼그라들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각종 복리후생 제도에 대한 원점 재검토에도 들어가 극한의 원가혁신을 추진한다는 방침도 임직원들에게 통보했다. 조식·석식 식대와 사택 임대료를 인상하고, 사무매장 할인 및 이발소 지원 등 혜택과 창립기념일 휴무를 폐지하는 등 16가지의 복리후생 축소시행안을 다음달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가 사측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안에 대해 반대한다며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투쟁을 예고함에 따라 향후 노사관계가 살얼음판을 걷을 전망이다. 이날 노동자협의회는 대의원회의를 열고 쟁의를 결의했고, 회사의 자구안 이행 진행상황을 보면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그룹의 무노조 원칙에 따라 노동자협의회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관계자는 “우리 노협은 고용노동부에 등록돼 있는 노조가 아닐 뿐 파업을 포함한 쟁의행위는 충분히 가능하다”며 “지난해를 제외하고는 거의 매년 쟁의행위를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구조조정안에 대해 반발에 나서면서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가 이미 파업 등을 통해 강경투쟁을 예고한 다른 조선사 노조와 연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선 빅3인 현대중공업(009540)과 대우조선해양(042660) 노조도 파업을 포함한 쟁의행위를 예고하고 있다. 대우조선 노조는 지난15일 파업 찬반투표 결과에서 85%의 찬성율을 기록해 쟁의행위를 가결시켰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17일 대의원회의를 열고 쟁의결의를 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임원들이 임금반납과 백의종군의 절박한 심정으로 구조조정에 임하는 상황에서 노조가 파업을 포함한 강경투쟁에 나설 경우 얼마나 사회적으로 공감을 얻을 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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