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영수회담 꺼내든 黃…민감한 보수통합 질문엔 ‘신중’

두 달 만에 영수회담 제안…靑 “구체적 안 있으면 협의”
“제왕적 대통령제 바꿔야”…총선 압승 시 개헌 예고
총선 출마지역 확답 피해…비례대표 출마도 여지 남겨
‘공화당도 통합하나’에 즉답 피한 黃…유승민과 평행선
  • 등록 2020-01-22 오후 6:01:22

    수정 2020-01-22 오후 6:01:22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데일리 조용석 김겨레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일대일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정권 심판을 위한 지지를 호소한 황 대표는 오는 4월 총선 압승 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보수통합에 우리공화당 등 이른바 ‘태극기 세력’도 함께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1대1 통합을 논의 중인 새로운보수당의 반발을 고려한 듯 즉답을 피했다.

두 달 만에 영수회담 제안…靑 “구체적인 안 있으면 협의”

황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소재 중앙당사에서 진행된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정 혼란을 수습하고 민심을 안정시키고 국론을 통합하기 위해 대통령과 1대1 영수회담을 제의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가 단독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두 달 만이다. 당시 황 대표는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 및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 등을 논의하자며 영수회담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이후 황 대표는 청와대 앞에서 단식투쟁을 단행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황 대표 측이)구체적인 안을 제시하면 내용을 검토하고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대통령은 언제든지 정치 지도자들과 만날 용의가 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황 대표가 어떤 제안을 하는 것인지 정확하게 내용을 파악 못 하고 있다. 제의도 아직 없었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오는 4월 총선에서 크게 승리하면 개헌을 추진, 제왕적 대통령제를 손보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가 ‘총선 압승’과 ‘개헌’을 연결한 것은 재적의원의 3분의 2인 200명 이상이 국회에서 동의해야 헌법을 바꾸는 국민투표를 부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제왕적 대통령제를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통제로 바꿀 수 있느냐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일 광화문 장외집회에서 수도권 험지 출마를 예고했던 황 대표는 출마지역을 묻는 질문에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여전히 답을 피했다. 비례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서도 “저는 한국당에 도움이 되는 희생을 하겠다고 말했다. 무엇은 배제되고 무엇은 포함된다고 말하기 어렵다. 비례도 생각해 본 바가 있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이 22일 오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8차 당대표단회의에서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리공화당도 통합하나’에 즉답 피한 黃..유승민과 평행선


황 대표는 보수 통합 문제에 있어선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과 여전히 평행선을 달렸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무효를 주장하는 우리공화당도 통합 대상에 포함되는지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황 대표는 보수통합의 범위에 대해 “헌법 가치와 자유민주주의를 통해 이 땅을 지키고 무너져가는 경제를 살리는 데 모두 같이할 필요가 있다”는 답으로 대신했다. “우리공화당이 함께 하는 통합이라면 응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한 유 의원에 명확한 답을 주지 않은 셈이다. 황 대표는 “그 외의 전진 4.0이나 이정현 의원 정당, 소상공인당 등 신생 정당들도 있다”고 다른 정당들을 언급하며 “일부만 합치면 힘이 더 커지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새보수당은 한국당과의 1대 1 통합을, 한국당은 범 보수진영을 아우르는 통합을 원한다는 점에서 둘 사이의 이견은 좁혀지지 않는 모양새다. 한국당은 새보수당의 당대 당 협의체 설치 요구를 받아들였지만 이언주 무소속 의원의 전진당과도 같은 형식의 당대당 협의체를 만들었다. 여기에다 이날 황 대표는 무소속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만나 통합 신당에 대해 논의했다. 새보수당 외 다른 세력과 계속 접촉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새보수당의 요구를 들어주는 듯 하면서 다른 당의 요구도 받아줘 통합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으려는 조치”라는 해석이 나왔다.

황 대표의 조찬 회동 제안을 유 의원이 거절해 ‘설 전 담판’도 불발됐다. 유 의원은 이날 “설 전에 만나 사진 찍고 쇼하는 거보다는 결과를 가지고 황 대표와 제가 만나서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하고, 각 당에 돌아가 당 구성원들에게 설명하는 게 순서”라며 ”(만남이) 지금 ‘2월 언제다, 1월 언제다’고 결정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측근들에게 유 의원과 만남에 대해 “조금 기다려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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