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반환 의사 밝힌 지 하루만에 풍산개 '곰이·송강' 정부에 인도

대통령기록관, 8일 풍산개 2마리 인수..동물병원서 검진
文측, 7일 SNS 통해 반환 의사.."6개월간 정부지원 없어"
대통령실 "문 전 대통령 측 판단일뿐 대통령실과 무관"
  • 등록 2022-11-08 오후 10:32:18

    수정 2022-11-08 오후 10:32:18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8년 북한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아 키워오던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8일 정부에 인도했다. 풍산개 2마리는 동물병원으로 간 것으로 확인됐다. 풍산개 관리 문제를 둘러싸고 전·현직 대통령간 갈등을 벌인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 하루만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2021년 7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은 반려견 곰이가 새끼를 낳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사진=페이스북)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 측에 따르면 기록관은 문 전 대통령비서실과 협의를 거쳐 이날 오후 풍산개 2마리를 인수했다. 기록관은 풍산개 2마리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대구광역시 소재 동물병원에 입원 조치했다.

대통령기록관은 “풍산개를 맡아 관리할 기관, 관리방식 등을 검토·협의 중”이라며 “관리기관이 결정되면 풍산개를 이동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9월 남북정상회담이 끝나고 김 위원장에게 곰이와 송강을 선물 받았다. 대통령이 재임기간 중 받은 선물은 동물, 식물, 무생물 여부를 가리지 않고 대통령기록물로 분류돼 국가 소유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곰이와 송강도 대통령기록물로 분류됐다.

문제는 문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서 퇴임하면서 시작됐다. 곰이와 송강의 사육을 원했던 문 전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관리비를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고 윤 대통령이 이를 확답하자 퇴임 후 양산에서 곰이와 송강을 키워왔다. 하지만 정부가 관리비를 지원하기 위해선 시행령 개정을 해야 하는데 윤 정부가 이를 하지 않으면서 문 전 대통령 측은 관리비를 지원받지 못했다.

이같은 기간 6개월 정도 지속되자 문 전 대통령이 곰이와 송강을 다시 국가에 반환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문 전 대통령 비서실은 “대통령기록관과 행안부는 빠른 시일 내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해 명시적 근거 규정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지만 퇴임 6개월이 되는 지금까지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며 “대통령실의 반대가 원인인 듯하다”고 주장했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도 이날 SNS에 “윤석열 대통령은 풍산개를 문재인 대통령께 ‘맡아 키워달라’고 했다”며 “합법적 근거를 관련 부처가 만들겠다니 위탁을 승낙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이 간단하고 분명했던 약속을 아직까지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해당 시행령은 대통령기록관 소관으로 행안부, 법제처 등 관련 부처가 협의 중일 뿐 시행령 개정이 완전히 무산된 것이 아니다”라며 “시행령 입안 과정을 기다리지 않고 풍산개를 대통령기록관에 반환한 것은 전적으로 문 전 대통령 측 판단일 뿐 현재의 대통령실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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