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반도체 공장에서 직원이 일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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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올해 반도체 경기가 연초 예상보다 더 나쁠 것이란 전문가 전망이 나왔다.
국책 산업연구기관 산업연구원(KIET)은 2월 말(18~22일) 국내 반도체 업종 전문가 26명(애널리스트 11명, 협회·단체 등 15명)을 대상으로 올해 반도체 경기전망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92%가 작년보다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절반에 육박하는 46% 응답자가 ‘작년보다 부진하나 평년보다 호조’라고 답했고 ‘작년보다 부진하나 평년 수준 유지’라는 응답이 35%, ‘평년보다 악화’ 12%, ‘작년과 비슷’ 8% 응답이 뒤따랐다. 전문가 대부분이 평년 수준 이상은 유지하겠지만 업황이 최고조였던 작년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본 것이다.
실제 관세청이 집계한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12월부터 올 3월까지 4개월 연속으로 전년대비 감소하고 있다. 전체 수출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반도체 부진에 전체 수출 역시 4개월 연속 감소 흐름이다.
전문가들은 PC와 스마트폰의 꾸준한 수요와 하반기 데이터센터 증설, 생산기업의 적극적인 공급량 조절로 평년 수준은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러나 중국의 시장 진입에 따른 국제경쟁 심화와 수출 수요·설비투자 감소가 예상된다는 부정적 전망도 공존했다.
| 산업연구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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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반도체 가격 역시 올해 약 24.0%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 응답자 85%가 하락, 소폭 상승이나 보합을 예상한 응답은 15%에 그쳤다.
반도체 수출액 역시 올 상반기는 물론 하반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국내외 조사기관과 업계의 전망을 토대로 올 상반기 부진을 하반기 일부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봤지만 그 사이 전망이 더 나빠진 것이다.
이번에 설문조사에 응한 전문가들은 상·하반기 수출액 전년대비 감소율을 16.9%, 6.1%로 전망했다. 하반기 들어 상황이 조금은 더 나아지지만 마이너스가 플러스로 전환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KIET 관계자는 “조사 결과 글로벌 반도체 경기의 불황 진입 가능성은 작지만 가격 내림세와 그에 따른 수출 감소세가 하반기 다소 완화하지만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며 “반도체는 우리 경제·산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경기 변화를 더 꼼꼼히 주시하며 대응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 산업연구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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