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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을 통해 인간의 전문성을 시장에 공급하는 사업을 하는 크몽의 김태헌 대표를 만났다.
크몽은 2012년 창업한 회사다. 김 대표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일하던 중 ‘시간당 20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인터뷰를 온라인으로 연결하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2018년 초 크몽에 합류했다.
크몽은 IT, 디자인, 마케팅, 영상 제작 등 다양한 비즈니스 서비스를 중개하는 플랫폼으로, 고용주의 필요에 맞춰 단기 계약을 체결하는 초단기 근로자를 중개하는 긱 워커(Gig Worker) 플랫폼 시장에서 국내 1위다.
700여 개의 카테고리와 6만 개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올해 연결 매출액 500억원 이상, 손익분기점(BEP) 달성이 예상된다.
재능마켓에서 일자리 매칭 플랫폼으로
김태헌 대표는 “시작은 ‘5천 원에 욕을 들어 드려요’, ‘아침에 모닝콜을 해 드려요’ 같은 재능 마켓으로 출발했지만, 매해 성장을 거듭해 전문적인 능력을 거래하는 마켓플레이스로 발전했다”고 했다.
예를 들어, 디자이너가 자신의 명함 디자인 능력을 크몽에 셀러로 등록하면, 명함 디자인이 필요한 기업이 그 디자이너의 서비스를 구매하는 방식이다. 이때 디자이너는 ‘명함 디자인 하나에 10만원, 2개까지 가능하며 작업일은 12일 정도 걸린다’와 같은 정보를 제공한다. 그러면 기업은 샘플 디자인, 가격, 작업 기간 등을 비교한 뒤 구매한다.
N잡러에서 5060 전문가 셀러 증가
셀러로는 직장에 다니면서 부수입을 원하는 2030 N잡러, 프리랜서, 에이전시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있으며, 주로 중소·중견 기업이 구매자라고 했다. 다만, 대기업들도 갑자기 프로젝트를 시작해야 할 때, 지인을 통해 팀을 구성하기보다 크몽에서 전문가를 찾는 추세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크몽의 비즈니스 모델은 셀러와 기업 간 거래액의 6~20%를 차지하는 수수료다. 김 대표는 “중개 업무의 핵심은 투명성과 신뢰성이며, 수수료는 거래액에따라 달라진다”면서 “휴먼 클라우드 마켓이 성장하려면 전문가인 셀러에게 더 많은 일감을 제공해야 하고, 이를 위해 적정 수준의 수수료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최근에는 셀러 중 50대 중반 이상이 늘고 있다고 했다. 그는 “50대 중반 이후 퇴직한 분 중에는 기존 연봉보다 낮은 급여를 받고 부수입을 통해 여유 있게 지내고 싶은 분이 많다”며, “69세의 한 분은 오랫동안 사무직을 하며 엑셀 전문가가 되셨고, ‘엑셀 매크로로 간단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드립니다’라고 등록하셨다”고 했다.
AI가 인간의 전문성 대체 못 해
이어 “창업하시는 분들도 크몽을 많이 이용하신다”면서 “백엔드 개발자가 필요한데 연봉 3천만 원에서 4천만 원 수준의 인력을 세 명 구하기 어려운데 크몽을 통해 500만 원씩 외주를 맡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론 대기업을 대상으로 수천만 원에서 1억 원 이상 규모의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조직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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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몽은 생성형 AI 시대의 도래에 맞춰 ‘인간의 전문성’에 더 많은 가치를 두며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단기 아르바이트 매칭 플랫폼인 ‘쑨’ 서비스를 종료하고, 대신 청소용역이나 이사 서비스 등 기술이 필요한 육체노동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김태헌 대표는 “사용자들이 리뷰를 보고 선택하는 배달 앱처럼, 크몽을 인간의 전문성을 다양한 업종과 편하게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키우고 싶다”면서 “주 52시간 근무제로는 완전하게 해결되지 않는 일자리 시장을 넓히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한편, 크몽은 ‘똑똑한 개발자’라는 디지털 프로덕트 개발 전문 에이전시와 ‘마케팅을 담다’라는 광고대행사 매칭 플랫폼도 운영하고 있다. ‘똑똑한 개발자’는 크몽을 활용하는 IT 개발자들이 자신이 수주한 프로젝트를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