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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중국이 한국산 화장품에 대해 무더기로 수입을 불허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보복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들어 한·미간 사드 배치 작업이 속도를 내자 중국의 보복성 조치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10일 중국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이 지난 3일 발표한 ‘2016년 11월 불합격 화장품 명단’에는 상당수가 한국 화장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불합격 제품 28개 가운데 19개가 애경 등 유명 한국 화장품 브랜드였고 약 11톤에 달하는 화장품이 모두 반품 조치됐다.
하지만 중국이 최근 들어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 보복 조치를 더욱 노골화하고 있는 것은 명백해 보인다. 지난해 한류 연예인을 제한하는 이른바 ‘한한령’을 실시한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유커 수송을 위한 전세기 운항을 무더기로 불허하기도 했다. 중국 관광업계는 이번 한국행 전세기 운항 불허 조치가 오는 2월까지 이뤄진다는 통보를 받았고 3월 이후도 운항 재개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들어 한미 양국이 사드 배치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따른 중국의 대응으로 보인다. 우리 국방부는 이번달 중으로 사드 부지와 관련한 군용지 맞교환 계약을 마무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올 6월이나 9월 사드 배치가 완료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기류는 지난 4일 한국의 야당의원단이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만난 이후 양국 외교부가 번갈아 발표한 입장이 뚜렷한 차이를 나타내면서 더욱 확산되는 양상이다. 베이징 외교가 관계자는 “양국 간 명확한 입장 차이만 드러내면서 긴장의 수위를 높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현명한 외교적 해법을 찾기 위해 양국 간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