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실패”·“국힘 열의 없어”…쓴소리 쏟아진 인수위

지역균형발전특위서 균형발전 정책 비판
“文 대통령·민주당, 말·계획만 무성할뿐”
“국민의힘, 자치분권에 미온적·무관심”
“尹 지역공약 이행·공공기관 이전 시급”
  • 등록 2022-04-11 오후 7:42:11

    수정 2022-04-11 오후 7:42:11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회의에서 지역균형발전 관련해 문재인 정부와 국민의힘에 대한 쓴소리가 쏟아졌다. 지방소멸 위기 상황인데 현 정부에서는 특단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이 없었고, 야당은 열의·관심조차 실종됐다는 이유에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후보 때인 2월 19일 경남 진주시 광미사거리에서 진주 항공우주청 설립을 약속했다. (사진=공동취재단)


“文 균형발전 실패”, “국민의힘 무관심”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는 11일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에 위치한 인수위에서 김병준 위원장 주재로 전체회의를 열고 이같이 지역균형발전 현황을 평가하고 향후 대책을 모색했다. 일부 위원들은 30여분간 공개 발언을 하면서 현 상황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육동일 위원은 준비해온 자료를 배포한 뒤 “현 정부의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은 실패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육 위원은 “지역민들과 지방에서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 성과가 미흡했다. 지역민 들은 지방 냉소주의에 빠져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육 위원은 “대통령과 집권당은 의지가 부족했다. 처음에는 높았을지 모르나 의지가 퇴색했고 말과 계획만 무성했다”고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 보수세력은 자치분권에 대단히 미온적이었다. 무관심하거나 열의가 없었다”고 문제 삼았다.

그는 “균형발전 정책도 우선 추진주체와 운영체계 전반을 개편할 필요가 있다. 세종시도 전면 재촉진화 해서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며 “지금 멈춰 있는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도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의 지방이전이 검토되고 있다.

하영제 위원은 대선 과정에서 경남 사천에 항공우주청을 설립하겠다고 밝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약속을 언급했다. 그는 “이는 윤 당선인이 심사숙고해서 직접 발표한 것”이라며 “공약 사항에 대해 직접 발표한 것은 빨리빨리 가닥을 지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변정섭 위원은 “호남권에 어떤 경제 기반을 구축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이라며 “25~30년 이후에는 약 22개 시·군이 통폐합 된다는 심각한 보고서도 나와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방정부에도 중앙정부처럼 조직을 만들어 일사불란하게 일을 처리하는 게 지역균형발전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시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인근에 위치한 한 건물에 ‘임대 문의’ 알림판이 붙여 있다. 상당수 공무원들이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데다 임대료·인건비 상승, 경기 부진, 코로나19까지 겹쳐 세종시 곳곳 상점이 폐업하고 공실이 많은 상황이다. (사진=최훈길 기자)


◇“지방소멸…산소호흡기만으론 안 돼”


박기관 위원은 “강원도 18개 시군 중 16개의 인구가 소멸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박 위원은 “규제가 심각해 대기업이 들어올 수 없고 산단은 활성화 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제주에 버금가는 강원경제특별자치도를 설치해 특례를 부여하고, 지역발전 동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준영 위원은 “강화와 옹진군 지역은 수도권으로 묶여 있기 때문에 지난 17년간 예비타당성 면제가 단 한 건밖에 없었다”며 “전국적으로 190조원의 예타 면제가 있었는데 이 지역은 1000억원(0.5%)에 불과해 불합리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가 관리하는 수도권 예타 면제의 문턱을 낮춰달라는 지적이다.

원숙연 위원은 “지역에 산소호흡기만 주는 것으론 안 되는 상황”이라며 파격적 대책을 촉구했다. 원 위원은 “지역균형발전특위가 자문기구라는 태생적 한계를 벗어나야 한다”며 “지역균형발전 부분이 굉장히 많은 부처에 산발적으로 존재하고, 협력이 안 되고 있다. 이를 어떻게 하나의 컨트롤타워로 모을지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병준 위원장은 이 같은 지적을 경청한 뒤 조만간 대책을 발표할 계획임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 주에 위원들이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으로 대구·경북에 가서 현장을 둘러봤다”며 “이번 주가 지나 다음 주 회의를 거치면 이야기 드릴 수 있는 게 좀 더 명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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