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 보수통합…'3대 원칙' 수용 놓고 '하세월'

7일 새보수당 만난 黃…‘3원칙 수용’ 확답 피해
유승민 “통합 논의 휩쓸리기보단 갈길 가겠다”
“한국당, 새보수당 지지율 높아야 통합논의 힘 실을 듯”
  • 등록 2020-01-07 오후 6:32:23

    수정 2020-01-07 오후 6:43:38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오른쪽)가 7일 오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총선이 10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보수 정치권의 최대 숙제인 ‘통합’ 문제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특히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이 보수통합 조건으로 내건 ‘보수재건 3원칙’ 수용 여부를 두고 제자리걸음을 거듭하는 분위기다.

새보수당 만난 黃…‘3원칙 수용’ 확답 피해

황교안 대표는 7일 오후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를 만나 덕담을 나눈 뒤 이후 30분 넘게 비공개로 이야기를 나눴다. 황 대표가 지난 5일 창당한 새보수당과 공식적으로 접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날 만남은 황 대표가 새보수당이 요구한 ‘보수재건 3원칙’ 수용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계획했다가 친박계(친박근혜) 의원들의 반대로 취소했단 언론 보도 이후에 이뤄져 더욱 관심이 컸다. ‘3원칙’이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정 △개혁보수 추구 △보수 새판짜기 등의 내용이다. 다만 한국당 내 친박계는 ‘탄핵 인정’ 조건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하 책임대표는 이날도 3원칙 수용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달라고 황 대표에게 요구했다.

황 대표는 ‘보수재건 3원칙’을 수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말을 아꼈다. 비공개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난 황 대표는 “두 차례에 걸쳐서 내 생각도 (유 의원의 생각과) 다를 바가 없다고 이야기했다. 거기다가 다른 이름을 붙여서 있다 없다 하게 되면 (통합)논의가 쉽지 않다”고 피해갔다. 또 “진정성을 가지고 자유 우파, 자유 시민 진영이 뜻을 합쳐야 문재인 정권을 이길 수 있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3대 원칙 수용 관련 기자회견을 계획했단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며 노골적으로 불쾌함을 드러냈다. 황 대표는 “누가 기자회견을 한다고 했나. 한 일이 없는데 기사를 써놓고 취소한다고 하면 뭐라고 말해야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가운데)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대표단 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유승민 “통합 논의 휩쓸리기보단 갈길 갈 것”


하지만 새보수당은 한국당이 ‘3원칙’을 확실히 수용하겠다고 선언하지 않으면 통합논의를 진행하지 않겠단 입장이다. 황 대표가 선거법 및 공수처법 통과 후 불거진 지도부 책임론을 벗어나기 위해 ‘띄워보기식’ 통합을 언급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여전하다.

유 의원은 이날 새보수당 대표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한국당과 물밑대화에서도 3원칙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5일 공식창당한 후 이틀 만에 통합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에 대해서도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그는 “여러 다양한 채널에서 (한국당과 보수통합 관련) 대화가 있었으나, 3원칙에 관한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 황 대표와의 전화통화도 지난해 12월 중순 ‘주호영 의원을 보수통합 논의 책임자로 정했다’는 내용이 마지막이었다고 전했다. 유 의원은 “창당한 지 며칠 됐다고 그런 (통합)논의에 휩쓸리기보다는 저희 갈길을 가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한국당이 여전히 보수통합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비판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한국당은 조만간 발표될 새보수당의 정당지지율을 보고 위협이 된다고 판단해야 적극적으로 통합논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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