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이후 세종대로는 진보 시민단체와 보수 시민단체의 연이은 맞불 집회로 연일 타오르고 있다. 양측은 ‘대통령 탄핵’과 ‘대통령 사수’라는 팽팽한 입장으로 전국에서 세력을 결집하며 광화문과 시청 등 시민의 공간이 갈수록 두 쪽으로 나뉘고 있다. 이들이 탄핵 표결이 예정된 이번 토요일에도 각각 100만 명 이상의 시민들을 모으겠다 예고하면서 진보와 보수 단체 간의 대립은 갈수록 불이 붙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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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의 4차 대국민 담화가 나온 12일 오후 광화문 앞은 진보 단체와 보수 단체의 집회가 뒤엉키며 집회 열기로 뜨거웠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담화를 통해 “대통령의 헌법적 결단이자 통치행위가 어떻게 내란이 될 수 있나”라며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다”고 말하며 계엄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진보 단체는 ‘궤변’이라고 즉각 반발했으며 보수 단체는 ‘옳은 말’이라고 옹호하며 집회 현장에선 양측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진보 단체는 이날 오전 발표된 대통령 대국민 담화에 대해서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거세게 규탄했다. 발언에 나선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범죄자 윤석열은 오늘 담화를 통해 또다시 국민들을 적으로 돌리고 공격을 선언했다”며 “국민들을 군홧발로 짓밟으려 한 자가 자신의 통치권을 운운하는 현실을 절대 용서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당초 집회가 끝난 뒤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 당사까지 행진하며 당사 앞에서 탄핵 촉구 규탄 시위를 벌일 예정이었으나 대통령의 담화가 발표되자 용산으로 목적지를 틀었다. 집회를 마친 후 즉각 용산 대통령실로 향해 분노한 민심을 직접 전달하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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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에 참석한 회원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내용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의견에 입을 모았다. 휠체어를 타고 태극기를 흔들던 김병남(72)씨는 “오른쪽 몸이 마비돼서 힘들지만 종북세력 좌파들의 탄핵 선동을 저지하고자 매일 나오고 있다”며 “대국민 담화 전부 맞는 말인데 저들이 반대하니까 토요일도 결집해서 싸워야지”라고 말했다. 김영수(55)씨는 “오늘 대통령 말씀처럼 계엄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자 합법적 처사”라며 “좌파들이 선동하는 걸 진실을 알려주기 위해 나왔다”고 전했다. 해병대 군복을 입고 시위에 나선 최원오(73)씨 또한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건 부정선거를 밝히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양 단체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둘러싼 두 집단 간의 대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수 단체의 결집을 주도하는 대한민국지키기운동본부 관계자는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우리의 목적은 단연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반대와 저지”라면서 “이번 주 토요일에도 전국에서 올라온 시민 100만 명과 함께 광화문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비상행동 필두로 진행되는 진보 단체 집회 역시 윤 대통령이 탄핵될 때까지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비상행동 측은 “탄핵안에 표결되는 14일에는 100만 명 이상의 시민이 또 한번 국회 앞에 모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