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3.6원 오른 1137.7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이날 21.70원에 달하는 변동폭을 보였다. 전일 대비 5.80원 내린 1128.30원으로 출발한 환율은 이날 미 대선 투표 개표 동향에 따라 장중 1148.0원까지 올랐다.
시장은 그동안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고 상·하원도 모두 민주당이 장악하는 ‘블루웨이브’에 베팅했지만 핵심 경합주였던 플로리다가 트럼프 대통령에 손을 들어줬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급반전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역대 최대로 높았던 사전투표와 이례적인 양 후보 모두의 승리 선언으로 최종 개표 결과가 나올때까지 변동성 장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우편 투표 결과도 남아있고 트럼프 대통령으로 당선이 확정되고 난 이후에도 추가 부양정책에 대한 불확실성도 있기 때문에 이같은 변수들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단기적으로 달러가 강보합을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도 연말까지는 방향성을 탐색하는 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 2016년 제21대 미국 대선 개표 이후 나타났던 금융시장의 충격에 비하면 제한적일 전망이다. 그동안 숨죽였던 금융시장이 다시 활기를 띌 수도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바이든의 IT 규제 강화 우려가 희석되면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선물지수는 한 때 4%대 급등하기도 했다. 코스피 지수도 무난하게 0.60% 오른 2357.32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는 올랐고, 안전자산인 금값은 내렸다. 장마감께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대비 배럴당 2.23% 오른 38.50달러를, 12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0.53% 내린 1900.35달러에 거래됐다.
바이든 당선 기대로 불안한 흐름을 보였던 국고채 금리는 5일만에 하락 반전했다(채권시장 강세). 국채 3년물은 2.5bp(1bp=0.01%포인트) 내린 0.955%를 기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할 경우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는 낮아지겠지만, 대선 불확실성이 걷히면 금융시장은 안도 랠리가 이어질 수 있다”며 “다만 바이든 후보에 비해 달러 공급 확대에 대한 기대가 줄어들면서 원화 강세 추세나 시중금리 상승세는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