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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달러 안팎서 가격 지지력 보여
10일 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30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1개당 5만4700달러(약 623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24시간 내 기준으로 장중 5만5725달러까지 치솟았다. 시가총액은 다시 1조달러를 넘어섰다. 전세계 모든 자산 중 시총 8위 규모다. 페이스북, 테슬라 같은 빅테크보다 덩치가 더 크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말 5만7000달러선을 돌파한 이후 4만3000달러선까지 반락했는데, 다시 반등하고 있다. 5만달러 안팎을 기점으로 가격 지지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진단이다. 비트코인은 2017년 말 폭락장의 아픔이 있다. 당시 2만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올랐다가 갑자기 주저앉았기 때문이다. 월가에서는 ‘이번에는 다르다’는 관측이 조금씩 퍼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제도권 편입 가능성이다. 개미들이 밀어올렸던 2017년과 달리 이번에는 기관들이 대거 가세하고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뿐만 아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비트코인 관련 금융서비스 제공업체인 NYDIG는 스톤리지홀딩스, 모건스탠리, 뉴욕라이프, 매스뮤추얼, 소로스 펀드매니지먼트 등으로부터 2억달러를 조달했다. NYDIG 측은 “기관들의 비트코인 채택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리스크 없는 비트코인
기관보다 더 긴 안목으로 투자하는 기업 자금의 유입 역시 주목할 만하다.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신위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15년 전 쓴 트위터 1호 메시지에 대한) 경매가 끝나는 오는 21일 (수익을) 즉시 비트코인으로 바꿔 아프리카 자산단체인 기브디렉틀리의 펀드에 보낼 것”이라고 했다. 이는 케냐, 우간다, 르완다 등 동아프리카에서 빈곤 퇴치 활동을 지원하는 펀드다.
도시는 대표적인 비트코인 옹호론자다. 테슬라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보다 앞서 트위터 소개란에 ‘비트코인’이라고 적어 화제가 됐다. 이외에 테슬라,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등이 대표적인 비트코인 옹호론자다.
특히 근래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비트코인의 인플레이션 헤지 장점이 떠오르고 있다. 비트코인은 2100만개까지만 채굴하도록 설계돼 있다. 땅 속에 묻힌 금 혹은 은의 양에 한계가 있는 것과 비슷하다.
양적완화를 통해 찍어낼 수 있는 달러화 같은 법정화폐가 인플레이션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점과 엄연히 다르다. 일각에서는 최근 금값의 이례적인 하락세가 비트코인 때문이라는 추정마저 나온다.
에드워드 모야 오안다증권 수석시장전략가는 “제도권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은 강해지고 있다”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뭉칫돈이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