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대, 또 다시 공항으로… 일부 운항 취소

"국제사회에 홍콩 시위 알리고 파급력 높이려는 의도"
13일 공항 운영 재개했지만 항공편 4편 중 1편은 취소
캐리 람 "자유라는 이름 아래 홍콩 법치 무너져"
  • 등록 2019-08-13 오후 6:26:08

    수정 2019-08-13 오후 6:26:08

[베이징=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위대 일부가 12일에 이어 13일에도 홍콩국제공항을 점거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들어 검은 옷을 입은 수백 명의 시위대가 홍콩국제공항 출발장으로 몰려들고 있으며 시간이 갈수록 그 규모가 커지고 있다.

전날 시위대는 홍콩국제공항을 점거했고 공항 측은 결국 폐쇄를 결정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12일 밤부터 13일 새벽까지 극소수의 항공편을 제외하고 대부분 운항이 취소됐다.

이날 오전 6시부터 공항 운영이 재개됐으나, 스케줄 조정 등으로 인해 이날 운항이 취소된 항공편이 300편을 넘는다. 홍콩국제공항을 이용하는 항공기가 하루 평균 1100편인 점을 감안하면 4분의 1에 이르는 수준이다.

이틀째 벌어지는 시위대의 홍콩국제공항 점거는 지난 11일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여한 여성이 경찰이 쏜 빈백건(bean bag gun·알갱이가 든 주머니탄)에 맞아 오른쪽 눈이 실명 위기에 처한 데 대한 항의를 담고 있다.

이들 시위대는 홍콩국제공항을 이용해 전 세계를 오가는 여행객들에게 송환법 반대 시위를 알리고, 시위의 파급력을 높이려 하고 있다. 실제로 공항 점거 이후 국제사회는 홍콩에 주목하고 있다.

공화당 미치 매코넬 상원 원내대표는 1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홍콩 시민들은 중국 공산당이 자치권과 자유를 침해하려는 것에 용감하게 맞서고 있다”며 “어떠한 폭력적인 탄압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역시 중국을 향해 “홍콩에서 정당한 우려를 하는 사람들을 신중하고 정중하게 다뤄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홍콩 정부나 중국 중앙정부는 시위대를 향해 ‘강경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자유라는 이름 아래 홍콩의 법치가 무너지고 있다”며 “폭력은 홍콩을 되돌릴 수 없는 상황으로 몰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국무원 홍콩ㆍ마카오 판공실은 기자회견을 열고 “공항 점거는 테러”라며 “폭동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역시 “9일부터 나흘간 체포된 149명의 시위 참가자들이 공격할 수 있는 무기를 소지하고 경찰의 법 집행을 방해했다”면서 “조속히 사회안정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FPB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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