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혁신위 무산…친박·비박 사생결단만 남았다

  • 등록 2016-05-17 오후 6:30:10

    수정 2016-05-17 오후 6:30:10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새누리당이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격랑의 회오리 속으로 접어들고 있다. 친박 vs 비박간 고질적인 계파갈등이 그대로 노출되면서 당의 존폐마저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20대 총선 참패 직후 민심의 회초리에 놀라 “이제 계파갈등은 없다”며 국민에게 고개를 숙이던 것과는 180도 다른 태도다. 친박·비박은 이제 사생결단식의 전면전을 예고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를 열 예정이었지만 친박계의 조직적 반발 속에 회의가 무산됐다. 친박계는 비박 성향이 강한 비대위와 혁신위를 수용할 수 없다고 공세를 펴왔다. 총선 참패 이후 당 수습을 주도할 비대위·혁신위 투트랙 체제가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다. 20대 국회 개원을 불과 열흘 여 앞두고 새누리당은 전대미문의 비상상황에 접어들었다.

◇지도부 공백사태 장기화

우선 지도부 공백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총선 참패 직후인 4월 14일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선출직 최고위원이 일괄사퇴하면서 원유철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았다. 다만 비박계의 반발로 물러나면서 무위로 돌아갔다. 천신만고 끝에 정진석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지만 이날 인준을 받지 못한 것. 차기 전당대회를 준비할 비대위 무산으로 임시 지도부는 완전히 와해됐고 당무를 논의할 공식기구마저 사라지게 됐다.

정진석 원내대표 체제는 출범 2주 만에 좌초 위기를 맞았다. 원내대표 경선 대승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지도부 회동을 성사시키면서 정치적 입지를 다졌지만 친박계의 거부로 비대위 출범이 무산되면서 체면을 구긴 것.

더 큰 문제는 혁신위 무산이다. 김용태 의원이 혁신위원장을 전격 사퇴하면서 당 쇄신을 주도할 핵심 기구가 사라졌다. 20대 국회 새누리당 당선인 전원은 총선 참패 직후 계파갈등을 해소하고 민생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내비쳐왔다. 혁신위는 새누리당의 이러한 다짐을 구체화하기 위해 마련한 기구다. 개혁 성향이 강한 김용태 위원장이 외부 간선 없이 비상대권을 행사할 방침을 분명히 하면서 당 안팎의 기대감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친박계의 강력한 비토 속에 김 위원장이 사퇴하면서 당 쇄신과 혁신은 원점부터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당 쇄신 주도할 기구도 ‘실종’

향후 당의 진로는 안갯속이다. 특히 이날 무산된 상임전국위와 전국위가 앞으로 재소집될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친박 vs 비박간 계파갈등의 골이 여전한데다 이날 회의 무산으로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진 만큼 상임전국위와 전국위 개최는 무기 연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비박계는 상임전국위와 전국위 무산에 따른 비대위·혁신위 출범 불발과 관련, 긴급 당선인총회 개최를 요구했다. 김성태 의원은 “상임전국위와 전국위가 무산되면서 엄청난 위기를 자초했다. 긴급 당선인총회를 열어 이 사안에 대해 소상하게 국민과 당원에게 밝히는 게 우선”이라면서 “왜 대회가 무산됐는지, 문제의 발단이 무엇인지 소상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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