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접고 신사업 통해 반전 노리는 이우현 OCI號

20일부터 군산 폴리실리콘 공장 가동 중단
오너 3세 이우현 부회장, 신사업 발굴 골몰
"중장기적으로 바이오 등서 기회 찾아야"
  • 등록 2020-02-19 오후 5:17:04

    수정 2020-02-21 오후 7:11:47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주력인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기로 결정한 OCI(010060)가 신사업을 통해 반전을 꾀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오너 3세 이우현 OCI 부회장이 신사업 발굴 등 그룹의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만큼 OCI의 명운을 결정할 이 부회장에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우현 OCI 부회장. 사진=OCI.
19일 OCI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일부터 전북 군산 공장의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을 중단한다. 2~3공장은 가동을 중단하고 1공장은 설비를 보완해 오는 5월 1일부터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중국발 공급과잉 심화로 한때 kg당 400 달러대를 기록하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가격이 7 달러대까지 대폭락하며 국내 1위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제조업체인 OCI마저 백기투항할 수 밖에 없었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OCI는 태양광 시장이 한창 호황일 때 벌어들인 돈을 바탕으로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선 탓에 생산량을 크게 늘릴 수 있었지만 정작 태양광으로 생긴 돈을 손에 쥐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말레이시아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공장은 낮은 전기세와 인건비로 원가 절감 노력을 하면 현재 시장 가격인 kg당 7~8달러 수준까지 맞출 수 있어 가동 중단에 이르진 않았다는 점이다.

태양광에서 쓴맛을 단단히 본 이우현 부회장의 OCI는 이제 신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OCI의 신사업은 크게 네 개 사업분야로 구분할 수 있다. 인천 부동산 개발(DCRE), 고순도 과산화수소, 반도체용(EG) 폴리실리콘, 제약·바이오다.

DCRE가 올해 내에 인천 미추홀구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 사업 분양에 나설 예정이지만 향후 분양가, 분양률 등에 따라 이 사업이 OCI에 기회가 될 수도 혹은 위기가 될 수도 있다. 포스코케미칼과 공동투자를 통해 오는 2022년께부터는 약 5만톤 규모의 산업용 과산화수소도 생산할 예정이다. 그러나 연 예상 매출이 500억 원 수준으로 규모가 크지 않다.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의 경우 태양광용보다 고순도를 요구하지만 OCI는 이미 이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OCI 관계자는 “군산1공장은 투엘브 나인(99.999999999999%)급 고순도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부터 조금씩 준비를 해 왔다”고 설명했다.OCI는 올해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량을 1000톤에서 오는 2022년엔 생산량을 5000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가격은 kg당 30달러대로 수익성 면에서 안정적인 만큼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거래처 확보 등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이런 가운데 OCI가 중장기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분야는 제약·바이오 사업이다. 지난 2018년 부광약품과 50대50의 합작벤처를 설립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이후 바이오벤처 인수·합병(M&A) 기회를 지속 모색 중이다. 아직까진 큰 진전은 없다. 태양광 폴리실리콘 사업이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그만한 여유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이제는 그 절박함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OCI를 시작으로 태양광 폴리실리콘 업체들의 사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수급이 정상화되면서 폴리실리콘 가격도 다시 상승세를 탈 수 있고 그렇게 되면 OCI가 말레이시아 공장의 가격 경쟁력을 통해 이 부분에서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여지는 아직 있다”면서도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군산 공장 중단에 대한 대안으로 바이오 사업 등 신사업에서 계속 기회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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