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 단식' 엿새째, 선거법 자동 부의 이틀 앞…패스트트랙 전망은

黃, 온전한 단식 어려운 몸 상태
이해찬, 정당 대표로 처음 黃 농성장 방문
단식 별개로 여야 4당은 패스트트랙 강행 의지
"의원정수 두고 4당 시각차, 선거제 개편안 통과 어려울 듯"
  • 등록 2019-11-25 오후 5:00:03

    수정 2019-11-25 오후 5:00:03

엿새째 단식 중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5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 설치된 단식 천막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단식이 엿새에 접어들며 건강 상태가 악화하고 있다. 황 대표가 단식 명분으로 삼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제 개정안 국회 본회의 부의 시점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전날(24일)까지 당 최고위원회의에 힘겹게 참석했던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대신 황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단식을) 중단하지 않겠다. 자유와 민주와 정의가 비로소 살아 숨 쉴 미래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잎은 떨어뜨려도 나무 둥지를 꺾을 수는 없다. 몸은 힘들어도 정신은 더욱 또렷해진다”는 글을 남겼다.

황 대표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지만 실제 단식을 온전히 진행하기 어려운 상태라는 게 당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김도읍 비서실장은 “탈수 증세가 심각하다. 혈압도 떨어졌다가 올랐다 해서 걱정”이라면서 “119 구급대와 비상 연락망을 구축해 언제든 병원으로 이동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은 정당 대표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처음 황 대표의 농성장을 찾았다. 다만 이들의 만남은 황 대표의 건강 악화로 5분 남짓에 불과했다. 이 대표는 황 대표와의 만남 후 기자들과 만나 “(황 대표에게) 빨리 단식을 중단하고 저랑 대화를 하자고 했다”고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말을 나눴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소리가 작아서 안 들렸다”고 답했다. 이밖에 이완구 전 총리·박형준 동아대 교수·이언주 의원 등 야권 인사들도 황 대표를 찾았지만 단식을 말리지 못했다.

이처럼 황 대표는 “단식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강경 자세다. 그러나 여야 4당은 한국당을 제외하더라도 27일 자동 부의 예정인 선거법 개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법안에 대해 논의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당장 이날 아침 이해찬 대표는 최고위에서 “현재 법사위에 계류 중인 선거법 개정안의 심의 마감이 내일(26일)”이라며 “열린 마음으로 법안 내용을 제1당과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면서도 “협상요청을 단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결코 옳은 방식이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동형 비례제의 가장 큰 수혜자로 지목되는 손학규 바른미래당·심상정 정의당·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이날 오후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 촉구 사회원로 간담회’을 열면서 선거제 개편에 힘을 실었다. 한국당을 제외한 4당은 ‘정치협상 실무회의’를 이어 나갔다. 패스트트랙 당시 원내대표였던 홍영표 민주당 의원,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과 유성엽 대안신당 창당준비위원장도 별도로 모여 머리를 맞댔다.

정치권에서는 12월 내년도 예산안이 통과된 후 고위공지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과 함께 선거제 개편안이 상정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황 대표와 단식과 상관없이 선거제 개편이 본회의를 통과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의원정수를 두고 민주당과 군소정당간 시각 차가 너무 크다”며 “현실적으로 선거법 개편안이 본회의를 통과하기 어렵다. 황 대표도 왜 굳이 극한 방법을 택했는지 이해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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