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사태 유탄 맞은 전공의…내년 입대 어쩌나

입영 대상 전공의 4184명 역대급
軍 입영도 연기도 '불가'
복지부-병무청 협의 불발
  • 등록 2024-12-12 오후 4:17:02

    수정 2024-12-12 오후 7:13:09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병역 의무를 아직 마치지 않은 사직 전공의들은 내년 3월 군에 입대하고 싶어도 못하거나 입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초 정부는 복귀 의사를 표명하면 입대 시기 연기 등을 병무청과 협의할 계획이었지만 계엄사태로 부처협의 가능성이 작아져서다.

12일 병무청 등에 따르면 내년 기준 의무 사관후보생과 의무장교 직접지원 등 입영 대상자는 4184명이다. 역대급이다. 지난 2월 전공의 대규모 사직으로 입영 대상자가 한꺼번에 늘어난 것이다.

전공의는 전문의가 될 때까지 수련할 수 있도록 33세까지 병역을 연기할 수 있다. 전공의 수련 과정인 인턴을 시작하기 전 ‘의무 사관후보생 수련 서약서’를 작성하는데 서약서를 쓰면 일반병으로 입대할 수 없다. 수련병원을 퇴직하면 입영 대상자가 돼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사 등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병역법상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입영하면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의무장교(중위)로 임관한다. 전공의 과정을 거쳐 전문의 자격을 따고 입영하면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의무장교(대위)로 임관한다.

일부 사직 전공의 중에는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큰 부담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관 복무기간이 38개월로 일반 사병(18개월)보다 길어 3년 이상의 수련 공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달 출범했던 여의정협의체에서는 이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논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채 한 달도 채우지 못하고 협의체가 좌초되면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다른 한편에선 의-정 갈등상황 속 수련병원 복귀 대신 입영을 택했지만 하염없이 미뤄질 수 있어 시간만 낭비하는 게 아니냐며 불안해하고 있다. 국방부는 매년 3월 군의관 700~800명, 공보의 250~500명 등 최대 1300여명을 배치한다. 내년 군의관 정원도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병무청은 통상적인 입영 규모가 초과해 실제 입영까지 1년에서 4년까지 대기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도 이같은 전공의들의 우려를 수렴해 전공의 입영 연기 카드를 검토할 계획이었지만, 계엄사태로 부처 간 협의 가능성이 작아지면서 전공의를 위한 카드조차 사라지게 됐다.

현재 복지부는 이달 진행하기로 한 의료개혁특위 전문위 회의와 실손보험 공청회 일정 등에 대해서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의개특위의 2차 개혁안인 비급여 대책 발표시기도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복지부 관계자는 “아직 답해 드릴 수 있는 게 없다”라고 짧게 말했다.

한편 지난 4일부터 전날까지 진행한 2025년 상반기 전공의 레지던트 1년 차 모집 마감 결과, 3594명 모집 인원 총 314명이 지원(지원율 8.7%)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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