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는 소통하라”…학교 겨냥한 대학생들의 원성

코로나19 사태 속 강의·성적 산출 방식에 불만 쌓여
건국대 등록금 반환 발표에도 대부분 학교는 회의적
“소통하라” 실시간 검색어 운동에 집단 소송도 준비
  • 등록 2020-06-16 오후 6:07:31

    수정 2020-06-16 오후 9:58:31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대는 소통하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한 학기를 보낸 대학생들의 원성이 각 대학을 향하고 있다. 학기 내내 온라인 강의를 듣고 교내 시설도 제대로 이용하지 못했는데 등록금 전액을 그대로 내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아울러 평가 방식, 성적 산출 방식 등에서도 학교 측과 이견을 보이면서 학생들은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이에 등록금 감면과 성적 산출 방식 개선을 대학에 요구하는 학생들의 움직임도 등장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들어달라는 의미를 담아 ‘소통하라’는 문구를 포털 사이트 ‘실검(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리는 집단행동을 벌이는가 하면, 대학을 상대로 등록금을 돌려달라는 집단소송을 벌일 계획도 세웠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학생들이 지난 15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등록금 반환을 위한 교육부에서 국회까지 5박6일 대학생 릴레이 행진 선포 기자회견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온라인 강의만 들었는데”…등록금 반환 원하는 학생들

대학과 학생들 간 갈등의 조짐은 학기 초부터 감지됐다. 각 대학이 코로나19 사태 탓에 비대면·온라인 방식으로 개강을 맞이하면서 학기 초부터 학생들 사이에선 제대로 된 강의를 듣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연이어 나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학교 시설이 일부 문을 닫기도 하면서 학생들의 불만은 쌓여갔다.

대학 총학생회 연대 단체인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가 지난 3월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온라인 강의에 만족한다는 답변은 대학생 응답자 5127명 중 6.8%(347명)에 불과했다. 이에 대학생 단체들이 학습권 침해를 당했다며 이에 대한 보상책으로 등록금을 반환·감면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대학 대부분은 그동안 등록금 반환·감면에 난색을 보였다.

등록금 반환·감면을 두고 학교와 학생들 간 갈등이 깊어지던 사이 건국대가 다음 학기 등록금을 감면하는 방식으로 등록금 반환 방안을 논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건국대는 대학본부와 학생 대표단이 참여하는 등록금심의소위원회를 통해 올해 1학기에 등록한 재학생 1만5000여명을 대상으로 다음 학기 등록금을 일부 감면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그러나 여전히 대학 대부분은 등록금 반환·감면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16일 각 대학에 문의한 결과 추가 장학금을 마련해 학생들에게 제공하겠다는 학교도 있었지만, 등록금 반환·감면 방안을 논의하지 않은 학교가 다수였다. 한 대학 총학생회 관계자는 “건국대 사례를 참고해 학생들에게 보상할 방안을 계속해서 학교에 요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16일 한 포털 사이트에 ‘소통하라’라는 문구를 써넣은 모습. 해당 사이트의 자동완성 기능을 통해 각 대학의 이름을 더한 ‘소통하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사진=네이버 갈무리)
“소통하라”…집단 소송까지 준비하는 학생들

아울러 학기 말 시험이 다가오면서 성적 산출 방식 등과 관련한 불만도 제기됐다. 학생들은 시험 부정행위가 잇따라 등장하자 이에 대한 피해를 줄이는 방안을 학교 측에 마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홍익대 등은 학생들이 등급·이수 여부를 고르는 성적평가 방식인 ‘선택적 패스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학교에선 이러한 제도가 부정행위 등을 해결하는 방안이 될 수 없다는 이유로 이를 도입하지 않으면서 학생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학교의 결정이 알려지자 해당 학교 커뮤니티에선 “학교가 학생들과 소통하지 않는다”는 지적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처럼 등록금과 성적 산출 방식 등에서 연이어 갈등이 발생하자 학생들은 집단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최근 연세대, 성균관대 등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포털 사이트에 ‘소통하라’라는 문구를 ‘실검(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리는 운동을 벌였다. 실제로 한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서 ‘소통하라’를 써넣으면 연세대나 성균관대 외에도 전국 각 대학에서 올라온 문구가 자동으로 완성될 정도로 이러한 불만은 폭넓게 제기되고 있다.

전대넷이 주축이 된 ‘등록금반환운동본부’는 각 대학과 교육부를 상대로 한 등록금 반환 소송을 벌이고자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 이해지 전대넷 집행위원장은 “16일 현재 기준으로 2200여명의 학생들이 소송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전대넷은 또 현재 교육부 세종청사부터 국회의사당까지 150㎞ 도보 행진을 벌이며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이날 국회입법조사처에선 ‘대학의 원격수업 관련 쟁점과 개선과제’라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대학과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조인식 입법조사관은 “대학생들의 원격수업 시행에 따른 등록금 반환과 관련해 대학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학생들을 지원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정부도 대학에 예산을 지원하려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몸 좀 풀어볼까
  • 6년 만에 '짠해'
  • 흥민, 고생했어
  • 동전이?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