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런 버핏(왼쪽)과 그의 오른팔 찰리 멍거(오른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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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워런 버핏의 오른팔’인 찰리 멍거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주식 및 가상화폐 투자 열풍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거품 논란이 일고 있는 테슬라와 비트코인을 ‘벼룩’과 ‘이’에 빗대는가 하면, 로빈후드 등 무료 주식거래 플랫폼이 투자 과열을 부추겼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멍거는 24일(현지시간) 데일리저널 인터뷰에서 테슬라 주가가 지난해 743% 급등하고 비트코인이 5만달러를 돌파한 것 중 무엇이 더 미친 짓이라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벼룩과 이의 순서를 정할 수 없다. 어느 것이 더 나쁜지 모르겠다”고 평했다.
멍거는 올해 97세로 90세인 버핏보다 7살 많다. 그는 버핏의 고향 친구이자 40년 넘게 함께 일해 온 동료이자 멘토로 알려져 있다. 그는 “주가가 오르고 있기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광적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는 매우 위험한 방식”이라고 경고했다. 단순히 주가가 오른다고 주식을 매입한다는 것은 투자가 아니라 도박일 뿐이라며, 시기를 모를 뿐이지 처참한 결말을 맞을 것이란 게 멍거의 설명이다.
멍거는 또 로빈후드 등 증권거래 앱을 겨냥해 시장 투기를 조성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초보 투자자들이 무료 주식거래 앱인 로빈후드를 통해 투자 버블에 유입되고 있다”며 “로빈후드를 통한 거래가 공짜라는 것을 믿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로빈후드는 수수료 대신 고객의 주식거래 주문 정보를 증권사에 파는 ‘투자자 주식주문 정보 판매(PFOF)’를 통해 수익을 얻고 있다. 멍거는 “수수료와 다른 수익을 얻고 있는 사람들이 이런 광란을 먹여살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식 투자 열풍 한가운데에 있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멍거는 “스팩이 없다면 더 나은 세상이 될 것”이라며 “이들은 쓰레기를 팔 수 있는 한 그렇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스팩은 비상장 우량기업이 우회적으로 상장하도록 활용하는 페이퍼컴퍼니로, 투자자들이 돈을 모아 자금을 조달한 뒤 기업과 합병해 상장하는 경우가 많다.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손쉽게 상장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인수할 사업에 대해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스팩에 투자하는 건 위험부담이 크다.
비트코인 역시 멍거의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결제수단이 되기에는 변동성이 지나치게 크다”며 결제수단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멍거는 비트코인을 두고 “금을 대체하는 인위적인 것”이라며 “내가 결코 금을 사지 않기 때문에 비트코인 역시 안 산다”며 투자자들에게 자신의 방식을 따를 것을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