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009540) 역시 지난해 사상 최악의 실적 부진을 겪었다. 지난해 매출이 52조5824억원으로 전년보다 3.0% 줄었고, 당기순손실은 2조206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됐다. 환율 변동으로 플랜트와 건설장비 부문에서 재료비 등 원가 상승이 컸고, 유가하락과 글로벌 시장 침체가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 기업의 성장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대표적인 성장 지표인 한국 기업의 매출액은 통계 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0원어치 물건을 팔아 거둔 순이익도 42원밖에 안 됐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적은 액수를 기록한 지난해보다 소폭 개선된 실적이다. 전기가스업과 운수업 등의 이익률이 개선된 덕분이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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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통계청의 ‘2014년 기준 기업활동조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국내 전체 기업의 매출액은 2231조원으로 전년대비 1.2% 감소했다.
경제 규모 자체가 커진 만큼 증감률이 떨어지는 측면도 있지만, 최근 세계 경기가 나빠지면서 수출 증가 속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수출은 전년대비 2.4% 증가한 수준에 그쳤다.
실제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석유정제, 화학, 전자부품, 통신장비 업종 등 제조업의 매출액이 주로 감소했다. 제조업은 지난 2013년 총 1440조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1385조원으로 3.8% 감소했다. 도소매업(7.0%), 기타서비스업(6.1%), 숙박음식업(11.4%) 등에서 매출이 증가했지만, 제조업 감소세를 이겨내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나마 유가 하락에 따른 비용 감소로 전기가스업과 운수업 등은 순이익이 개선됐다. 전기가스업의 순이익은 4조4420억원으로 전년보다 3조3280억원이 늘었고, 운수업도 2013년 1조6720억 순손실에서 지난해 2조4160억원 순익으로 돌아섰다.
한국남동발전의 경우 매출 증가는 미미했지만,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매출액은 4조480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6% 증가했다. 그런데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무려 392%나 늘어난 5168억원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발전 연료가 되는 유연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도입 가격이 낮아지면서 영업환경이 개선된 덕분이다.
문권순 통계청 경제통계기획과장은 “수출이 부진하면서 제조업종을 중심으로 매출액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기업 수익성도 유가 하락에 따라 전기가스업과 운수업분야가 개선되긴 했지만, 전체 업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