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까지 고심중인 정운찬, 국민의당 선택해 대선주자 노릴까

정 전 총리 주변 인사들, 지지도 빠진 국민의당보다 더민주 선호
문재인 전 대표가 대선주자로 버티고 있는 게 부담 공간 많지 않아
국민의당 위험 크지만 대선주자로 수직상승 가능, 다음주중 거취 표명
  • 등록 2016-03-03 오후 7:49:26

    수정 2016-03-03 오후 7:57:22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야권통합 제안으로 야권이 어수선한 가운데, 거취 표명을 미루고 있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어느 당을 선택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거물급 외부 인사들 중 김 대표는 더민주로,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국민의당에 합류했으나 정치권 입문이 꾸준히 거론됐던 정 전 총리는 4·13 총선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도 거취에 대해 고민중이다.

정 전 총리는 지난달 23일 국민의당 초청강연에서 “제가 둔해서 사회에서 일하는 게 도움 될지, 정치에 가서 하는 게 도움 될지 결정을 못하는 상황”이라며 “될 수 있으면 빨리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강연 후 기자들이 국민의당 합류 여부를 묻자 “정치를 할 건가 안할 건가도 결정 못했는데 어느 당에 갈지 어떻게...”라며 답변을 피했다. 당 선택에 앞서 정치를 할지 말지를 먼저 결정해야 한다는 얘기로 정치 참여에 대해서도 결론이 나지 않았음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도 당 고민에 대한 일단도 드러냈다. 정 전 총리는 “양당이 다 장점도, 단점도 있다. 어느 당이 동반성장에 도움이 되는지 봐야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치 참여와 당을 놓고 고심중인 정 전 총리가 언제쯤 입장을 내놓을까. 선거구가 확정되고 각 당이 빠르면 5일부터 후보자 공천을 위한 경선에 들어가는 만큼, 빠르면 이번주중에 정치 참여 여부를 밝힐 가능성이 크다. 늦어도 다음주중에는 거취 표명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느 당이 동반성장에 도움이 되는지 봐야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정치권 입문은 거의 확실해보인다. 남아 있는 것은 더민주와 국민의당 중 어느 당을 선택하느냐다.

무게 추는 더민주쪽으로 기울었다 최근 김 대표는 정 전 총리를 만나 더민주 입당을 권유했다. 더민주 관계자는 “김 대표가 (정 전 총리에게) 입당해서 총선 승리를 위해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한다. 비례대표를 제안하거나 자리까지 얘기한 것은 아니다”며 “우리당으로 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 전 총리가 아직 답을 안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측도 더민주 입당설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정 전 총리쪽 사정을 잘 아는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의당 지지도가 빠지면서 본인이 가서 뭘 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쉽지 않고 총리 주변에서도 더민주를 얘기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이번주에 입장 발표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 전 총리 성격상 직접 자신이 밝히기까지는 국민의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오히려 흔들리고 있는 국민의당에 입당해 지지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면 일약 대선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다. 위험은 크지만 총선 선전에 기여하면 성과는 더 큰 것이다. 더욱이 더민주는 대선주자 선호도 1·2위를 다투는 문재인 전 대표가 버티고 있다. 정 전 총리 처지에서는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다. 국민의당에도 안철수 대표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 당내에 안 대표를 중심으로 한 패권이 형성돼 있지 않다. 충청권을 대표하는 정 전 총리가 하기에 따라서는 안 대표와 경쟁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 전 총리가 당에 입당한다고 해야 하는 거지. 그 전에는 알수 없다. 전날 저녁에 결정했어도 아침에 바꾸는 일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입당원서에 도장을 찍기까지는 어느 당을 선택할지 모를 일”이라고 봤다.

국민의당이 기대를 접지 않고 구애를 펼치는 이유이다. 김영환 국민의당 인재영입위원장은 1일 기자간담회에서 “정운찬 총리 영입은 계속되고 있다. 정 총리에게 간곡히 말씀드렸다. 통화도 했지만 문자 통해서 우리당이 총선 전략과 대선 전략으로 공정경쟁보다 동반성장을 전략적으로 선택하고 범국민운동으로 전개하는 준비를 하고 있다. 여기 올 수 있는 명분이 있지 않나. 또 필요하면 우리 정책연구소를 동반성장연구소로 개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어 “더민주로 가는 일은 상대적으로 양지로 가는 길이다. 우리에게 오는 길은 어려운 길로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우리당에 오는 길은 왜소하지만 제3당으로서 정치개혁을 실현하려고 하는 그런 명분이 있다. 음지를 찾아가는 혁명가의 기개와 열정이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리고 만나자고 했다. 김종인 대표 만났으면 안 대표도 만나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정 전 총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야권재편 주도권 싸움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 관련기사 ◀
☞ 정운찬 “어느 당이 동반성장에 도움 되는지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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