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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8시25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선 전씨 부부는 낮 12시19분께 광주지법 법정동에 도착했다. 경호 차량 등 일행은 당초 예정됐던 정문이 아닌 후문을 통과해 청사로 진입했다. 정문엔 소복을 입은 오월 어머니회 회원들과 5·18 관련 시민단체들 등이 모여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광주 학살 책임지고 전두환은 사죄하라”는 등 구호를 외쳤다.
1년여 전 취재진 질문에 “왜 이래”라며 짜증 섞인 반응을 보였던 전씨는 이날 “왜 책임지지 않느냐” “죄를 짓고도 왜 반성하지 않느냐”는 등 질문에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경호원 뒤를 따라 법정으로 들어갔다.
다음 재판은 오는 6월 1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전일빌딩 헬기 사격 탄흔을 감식한 국과수 김동환 총기분석실장과 전남대 김희송 교수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질 예정이다.
전씨는 지난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고(故) 조비오 신부의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며 조 신부를 비난한 혐의로 기소됐다. 인정신문을 위해 지난해 한 차례 법정에 출석한 뒤 전씨 측은 건강상 이유를 들어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출석하지 않았지만 강원도 홍천에서 한가롭게 골프를 치거나 12·12 군사반란 주역들과 호화 만찬을 즐기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비난이 일었다.
전임 재판장이 총선 출마를 이유로 사직하면서 재판장이 바뀌게 돼 이날 공판 절차를 갱신하게 됐다. 향후 재판에서는 헬기 사격이 실제로 있었는지, 전씨가 이런 사실을 알고도 조 신부를 비판하는 내용을 회고록에 포함했는지 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