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與野, 1년 전 오늘도 개헌 '시기'만 놓고 싸웠다

'17년 3월 15일 한국·국민·바른 원내대표 회동
이 자리서 대선·개헌 국민투표 동시실시 합의
민주 "정략적·선거용…국민무시"라며 반발
1년 뒤 공수만 교대…도돌이표 공방 되풀이
'국민개헌' 고민했다면 진작 개헌 합의했을 것
  • 등록 2018-03-15 오후 5:33:19

    수정 2018-03-15 오후 5:42:46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참석자들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필요한 것은 개헌을 논의할 ‘시간’이 아니라 개헌하겠다는 ‘의지’다.”

더불어민주당이 야권에 개헌을 압박하면서 한 말이 아니다. 자유한국당이 정확히 1년 전 오늘인 2017년 3월 15일 ‘19대 대선과 개헌 국민투표 동시실시’를 주장하며 민주당을 겨냥해 낸 논평이다.

여야는 1년 전에도 ‘6월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실시’를 둘러싼 지금의 공방 분위기를 그대로 연출했다. 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를 주장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이 민주당과 한국당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당시 민주당을 제외한 한국당과 국민의당·바른정당(현재 바른미래당으로 합당) 3당 원내대표는 조찬 회동에서 ‘19대 대선과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를 합의했다. 현(現)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이기도 한 당시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3당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개헌을 마냥 늦출 수 없다”며 “대선과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마디로 정략적 선거용”이라며 “국민은 안중에 없다”고 3당 합의에 대해 강력 반발했다.

이에 한국당은 대변인 명의 논평을 내고 “개헌에 찬성하는 국민이 압도적으로 많다”며 “시대적 소명인 개헌을 정쟁의 도구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민주당을 몰아붙였다. 바른정당도 논평에서 “민주당은 국가 변혁의 발판이 될 개헌논의를 정략적으로 거부하고 있다”며 “원내 제1당의 위치를 악용한 참으로 오만방자한 행태”라고 했다.

시곗바늘을 다시 2018년으로 돌려보자. 1년 전 민주당이 주장한 논리를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한국당과 국민의당·바른정당이 주장했던 논리를 민주당이 고스란히 이어받아 반복하고 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 정책조정회의에서 “국회 발 개헌열차가 야당의 무책임한 발목잡기 탓에 기약 없이 정차하고 있다”며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혹여나 자신들의 협조가 없다면 개헌추진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해 개헌열차를 끝내 탈선시킨다면, 국민과 역사는 그들을 낡은 헌법에 집착하는 호헌·수구세력으로 낙인찍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대로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강원 민심 점검회의에서 “이 정부는 위장평화 그리고 정치보복, 관제개헌으로 오로지 국민들을 현혹해서 이번 지방선거를 치르려고 하고 있다”고 했고,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여당이 ‘개헌안만 논의하자’는 것은 국정운영의 책임을 방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를 위한 선거가 대선에서 지방선거로 바뀌었을 뿐인데 여야는 마치 손바닥 뒤집듯 개헌 입장이 정반대가 됐다. 1년 전 오늘 상대방이 펼쳤던 논리 그대로의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말이다.

여도 야도 자신들은 ‘국민개헌을 위해서’라고 한다. 1년 전 지금의 주장과 반대되는 말을 할 때도 ‘국민개헌을 위해서’라고 했었다. 국민들이 과연 이런 국회를 보면서 자신들을 위한 개헌을 논의한다고 생각하겠는가. 여야가 진정 ‘국민개헌’을 고민했다면 개헌 시기를 둘러싼 공방만 1년째하고 있진 않을 것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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