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 정체기오나…한은 “美보호무역·中공세 ‘관건’”[일문일답]

한국은행 11월 수정경제전망 기자설명회
미국 보호무역기조에 한국 경제 타격받을 듯
저가 공세 펼치는 중국과 경쟁 부담 갈수록↑
  • 등록 2024-11-28 오후 4:46:05

    수정 2024-11-28 오후 4:46:05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되면서 우리나라 수출과 경제성장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도 경쟁 심화 등 구조적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은 28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경제전망 설명회를 진행했다. 박경훈(왼쪽부터) 모형전망팀장, 박창현 물가동향팀장, 이지호 조사국장, 김웅 부총재보, 김대용 조사총괄팀장, 윤용준 국제무역팀장, 박세준 국제종합팀장.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은 28일 ‘11월 경제전망’에서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 강화로 인해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내년 경제성장률은 1.9%로, 기존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내년 물가상승률은 1.9%로 예상, 기존 전망(2.1%)보다 0.2%포인트 하향조정됐다.

특히 중국기업의 저가 공세에 우리나라 수출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이지호 한은 조사국장은 “3분기 분석 결과 저희가 몰랐던 것 중에 하나가 중국의 저사양 반도체 캐치업”이라면서 “중국 자체적으로도 자급률이 뚜렷하게 나타났고, 자립도 제고도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용준 한은 국제무역팀장도 “중국이 저성장 반도체 부문에서 굉장히 투자를 많이 한 것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라면서 “최근에 공급화 이슈가 되고 있는 화학, 철강 제품 분야에서도 기업들이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중국 무역 수주는 2023년도에 이미 180억원의 적자 난 상태다. 올해도 60~70억원 수준의 적자가 예상된다. 윤 팀장은 “중국의 저가 공세에 우리나라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과거와 같이 중국이 우리나라 무역 흑자를 주도하고 있는 그런 현상은 좀 어렵지 않나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무역갈등 시나리오는 내년보다 내후년 우리경제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2026년 성장률이 2025년보다 낮은 1.8%로 제시한 것에 대해 장기 저성장으로 가는 거 아니냐 우려에 대해 이 국장은 “현재로서는 (관세정책) 타격이 25년보다는 26년에 본격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차원에서지 잠재성장률에 대한 어떤 시사점을 주려고 했던 의도는 전혀 아니”라고 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오늘 발표한 전망치는 현재 상황에서 가능한 정보를 취합해 가정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트럼프 관세 정책의 시행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내년 2월 전망에서 다시 잘 짚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웅 부총재보, 이지호 조사국장 등과의 일문일답이다.

-8월 전망이 상당폭 수정됐다. 그 이유와 금리인하 실기론 평가에 입장은

△(이지호 국장) 8월 전망 수치(2.4%)에서 올해 2.2%로 내려갔다. 3분기 수출에서 금액은 좋았으나 물량에서는 좋지 않았다. 이러한 구조적인 영향이 내년 성장 전망에 반영이 될 것으로 보면 된다. 성장률이 낮아진 것은 아쉽지만 잠재성장률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당시에는 금융 불안이 커지는 것에 대해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극단적인 예지만 전쟁이 나지 않는데 왜 전쟁에 대비하고, 평소에 군사훈련을 하느냐와 같은 맥락이다.

-이창용 총재는 내년, 내후년 전망치의 불확실성도 매우 크다고 했는데, 전망치는 어느 정도까지 조정이 될 수 있는가.

△(이 국장) 포워드룩킹을 하는 관점에서 전망치를 낮췄다고 말씀 드리겠다. (김 부총재보) 내년도 성장률을 낮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변화와 나머지는 3분기 국내 수출 둔화된 흐름을 보였던 부분에서 이유를 찾아보니까 구조적 요인이 컸던 부분을 반영해서 낮췄다. 다만 미국의 관세 정책이 내년에 어떻게 바뀔지는 알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런 부분은 내년 2월에 전망에서 다시 잘 짚어보겠다.

-경제전망 전제 중에 미국이 관세 부과할 때 중국 외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전제했는데, 보편 관세 10%보다 낮은 관세를 부과하시는 걸로 본 건지.

△(박세준 국제종합팀장)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동안 10% 관세를 얘기했다가 다시 10~20%까지 나오는 등 상당히 불확실한 부분이다. 하한으로 10%를 대상으로 하더라도 보편관세가 대중관세보다 파급력은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물가와 성장에 큰 부담이 될 수가 있고, 보편관세의 경우에는 상대국과의 협상의 여지도 크다고 보고 있다. 그런 점을 감안할 때 보편관세의 경우에는 공약 그대로 이행하지 않을 것으로 저희가 종합적으로 판단했다.

-2026년 성장률을 1.8%로 제시한 것에 대해 장기 저성장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김 부총재보) 가장 큰 이유는 트럼프 관세 정책의 타이밍 문제다. 내년 2월 달 신정부 출범 이후 다시 한 번 점검할 계획이다. 저성장까지 약간 과도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이 국장) 현재로서는 (관세정책) 타격이 25년보다 26년에 좀 더 받을 수 있다. 가령 25년은 하반기만 적용될 수 있지 않겠냐. 6년은 한 해 전체를 통째로 볼 수 있는 것을 반영한 것이다. 이런 전제 조건을 받아들인다면 26년을 25년보다 높게 볼 수 없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당초 의도는 잠재성장률에 대한 어떤 시사점을 주려고 했던 의도는 전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전망보고서에서는 구조적으로 대중국 수출이 변하고 있다. 구조적 요인이 큰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는데, 사실 이런 얘기가 어제 오늘 얘기는 아닌데.

△(이 국장) 3분기 분석 결과 저희가 몰랐던 것 중에 하나가 중국의 저사양 반도체 캐치업이다. 중국 자체적으로도 자급률이 뚜렷하게 나타났고, 자체적으로 자립도 제고를 계속해온 것도 맞다. 중국 안에서도 자국 제품을 좀 더 많이 쓰게 되고, 그런 것들이 한국에 두드러졌다.

(윤용준 국제무역팀장) 중국이 저성장 반도체 부문에서 굉장히 투자를 많이 한 것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실제로 기업들도 DDR4를 재빠르게 DDR5나 HDM으로 전환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최근에 공급화 이슈가 되고 있는 화학, 철강 제품 분야에서도 기업들이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대중 무역 수주 관련해서는 23년도에 180억원이 적자 났었다. 거의 20년 만이다. 올해도 아마 60~70억원 수준의 적자가 예상된다. 중국에서 중간제와 반도체, 석유화학, 배터리 등에 대한 기술력이 상당히 많이 올라갔다. 또한 중국의 저가 공세에 우리나라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 부분을 감안했을 때 과거와 같이 중국이 우리나라 무역 흑자를 주도하고 있는 그런 현상은 좀 어렵지 않나 생각된다.

-물가와 금리가 낮아졌는데 내년 민간 소비 전망치도 낮춘 이유는.

△(이 국장) 물가 상승률이 지금 떨어지는 것들에 비해 물가 수준은 너무 높다. 민간 소비가 회복 안 하는 부분은 여전히 높은 물가 수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는 성장률 조정의 가장 큰 요인은 수출이다. 수출이 안 된다는 것은 우리나라 수출 기업들의 영업이익에 당연히 영향을 미치는 것이고, 그것이 배당이라든가 직원 월급 등으로 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는 민간 소비에도 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수도 있다고 본다.

-내년 물가가 크게 안정될 거로 보는데 트럼프 관세 정책이 물가를 자극할 영향은 없다고 봐도 되는지.

△(박창현 물가동향팀장)미국의 관세 인상은 미국의 수입 물가를 높여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트럼프 당선에 따라서 달러화가 강세가 되고 환율이 상승하면서 최근에도 높아진 효과가 있다. 그로 인해 수입 물가를 통한 상방 압력이 있다고 판단된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부진한 내수 경기 개선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지.

△(박 팀장) 여러 가지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예를 들어 소비 측면에서도 대출차주들의 자금 부담이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줄여주는 효과가 분명히 있다. 기업들 입장에서도 건설업 등 재무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제 금리인하기에 접어들었는데 내년도 전망을 함에 있어서 기준금리 경로에 대한 반영도 된 전망치로 봐야 하는지.

(김 부총재보) 경제 전망에 상응하는 모형에서 나오는 내재금리라는 게 있다. 성장률, 물가에 상응하는 정책 금리 패스가 있는데, 그런 것들을 감안을 해서 저희가 전망 수치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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