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거꾸로 움직인 수혜주와 피해주

  • 등록 2015-06-11 오후 4:36:32

    수정 2015-06-11 오후 4:36:32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지만 증시는 예상외로 덤덤했다. 오히려 대표적인 수혜주인 증권과 건설주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피해주로 꼽히는 보험과 은행업종이 소폭 강세를 보이는 등 그 영향이 반대로 나타났다.

1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증권(016360)은 전 거래일 대비 2.35%(1400원) 하락한 5만8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신증권(003540)도 2.93% 빠졌고, NH투자증권(005940)은 3.49% 내렸다. 이에 따라 증권업종지수 역시 2.23% 하락하면서 유가증권 시장 업종 중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건설업종지수 역시 0.68% 빠졌다.

한국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1.50%로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시장 움직임은 통념과 반대로 움직였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 인하 수혜주로 꼽히는 증권과 건설업종이 약세를 보였고, 반대로 대표 피해주인 보험과 은행업종이 강세를 보인 것이다. 삼성화재(000810)는 3.45% 올랐고, 신한지주(055550)는 0.24%, KB금융(105560) 역시 0.13% 상승했다. 보험업종지수는 1.66% 뛰었고, 금융업종지수 역시 0.18% 올랐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시장에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졌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은행이 올해 두 번째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금리가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진만큼 시장에서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마지막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다.

박형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출 부진에 이어 메르스로 인한 내수 위축을 우려해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인하했다”며 “추가 금리 인하로 가계대출이 급격히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연내 기준금리는 1.5%로 동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더해지며 앞으로 채권 금리가 바닥을 치고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으면서 기준금리 인하가 오히려 증권주를 끌어내리는 악재가 됐다.

박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증권주 하락에 대해 “이미 시장에서는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던 데다 더 이상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없을 것이라고 본 것”이라며 “이번 금리 인하가 마지막이라는 인식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금리인하는 단기적으로 증권업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은행 업종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유일하게 주가가 통념대로 움직인 것은 자동차주였다. 기준금리 인하 수혜주 중 하나로 꼽히는 자동차주는 현대차(005380)가 2.6%, 현대모비스(012330)는 4.57%, 기아차(000270)는 3.62 각각 올랐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저 우려 완화와 기준금리 인하 등 호재가 한꺼번에 발생하며 자동차주 동반 강세를 불러왔다”며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보다 6% 정도 약세인데 추가 약세 가능성도 열어놓아야 하는 만큼 자동차주가 저점을 찍고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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