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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미국에만 한정해 던진 것이 아닌, 국제사회에서의 동맹 복원까지 아우르는 선언이었다. 사상 초유의 국회의사당 난입사태, 미국 우선주의 등 대내외적으로 분열로 얼룩진 ‘트럼프 시대’와 단절을 선언하고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통합 없이는 어떠한 평화도 없다. 미국을 다시 하나로 모으고 통합해야 한다. 내 영혼은 모든 미국인을 통합시키는데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이 노예해방 선언에 서명하면서 “내 이름이 역사에 기록된다면 이 법안 때문일 것이며, 내 모든 영혼이 이 안에 들어 있다”고 했던 말을 빌려 온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우리가 단합하면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단결했을 때 미국은 절대로, 절대로 실패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과 며칠 전 폭력이 의회의 근간을 흔들려고 했다. 우리는 민주주의가 소중하면서도 취약하다는 것을 다시 배웠다. 민주주의는 결국 승리했다. 오늘은 역사와 희망의 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지금보다 더 도전적인 시기를 맞은 적이 없었다.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멀다. 백인 우월주의, 국내 테러리즘과 맞서야 한다”며 “내게 투표한 사람뿐 아니라 표를 주지 않은 사람을 위해서도 싸우겠다. 모든 미국인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의사당 난입사태 이후 삼엄한 경계 속에 치러진 이날 취임식처럼 바이든 대통령이 맞닿은 현실은 ‘복합 위기’ 그 자체다.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을 다시 복원하겠다”며 전 세계와 다시 협력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트럼프식(式) 미국 우선주의가 미국의 위상을 떨어뜨렸다며 이를 폐기해야 할 외교정책 1순위로 꼽아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평화와 진보, 안보를 위해 믿을 수 있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다시 한번 전 세계에 관여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리더십을 복원해 다자주의를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내외를 아울러 통합을 이루겠다는 의지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자의 고립주의 정책으로부터 변화를 맹세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