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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 청신호 켜졌다”
12일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경제부처는 남북경협팀이나 관련 실·국을 중심으로 북미정상회담 이후 이 같은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경제부처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북미정상회담 합의로 남북경협에 청신호가 켜졌다”며 “UN과 미국의 제재가 실제로 풀리는 시점을 봐야겠지만 올 하반기에 남북경협 논의가 본격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검토 중인 시나리오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우선 기존에 합의한 남북경협 사업들을 이행하는 것이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7년 10.4 남북정상회담 당시 △경제특구 건설 △개성공단 2단계 개발 △서해 평화수역 설정 △개성·신의주·평양의 철도·도로 개보수 등을 합의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4월2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10.4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시일이 걸리는 도로·철로보다는 수산·농업협력이 먼저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영춘 해수부 장관은 기자와 만나 “서해 북방한계선(NLL) 공동어로수역을 만들면 남북 수산협력이 곧바로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대북(對北) 쌀·비료 지원 △북한 내 농업단지 조성 △산림복원 사업 등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대외적으론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지원·투자 방식을 검토 중이다. 김 부총리는 지난 11일 일본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향후 북한에 다국가 간 펀드로 지원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비회원국에도 무상원조를 해온 세계은행 방식을 살펴보고 있다. 세계은행은 △기술 교육훈련 지원(technical assistance·테크니컬 어시스턴스) △비회원국 예산에 자금 지원(budget support·버짓서포트) △다리 등 인프라 건설 지원 등을 해왔다. 이 방식은 보다 빠른 투자·지원인 데다 여러 국가가 참여하기 때문에 ‘퍼주기’ 논란도 크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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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정부는 북한 통계 인프라 구축도 검토 중이다. 통계청과 통일부는 올해 10월부터 UN 인구기금(FPA)을 통해 ‘2018년도 북한 인구 센서스’ 조사를 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대북 제재가 풀리면 남북협력기금을 UN FPA에 지원할 수 있다. 이후 UN FPA는 이 자금으로 북한의 인구·주택 현황을 조사할 전망이다. 김 부총리는 “(북한)경제 통계를 작성하는데 필요한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같은 시나리오대로 진행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이석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북 제재가 언제 풀릴지 명확한 시점이 나오지 않았다. 북한이 국제기구에 가입하는 조건을 갖추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며 “남북경협이 얼마나 진전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