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회삿돈 횡령'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에 징역 8년 구형

검찰 "횡령 액수 크고 잦은 원정 도박 벌여…엄벌 불가피해"
장세주 변호인 "대부분 회사 위해서 쓴 돈…도박장 자주 찾지 않아"
장세주 "회사를 지키는 게 옳은 일이라 생각…반성했으니 선처해달라"
  • 등록 2015-11-13 오후 6:59:28

    수정 2015-11-13 오후 6:59:28

[이데일리 성세희 기자] 검찰이 거액의 회삿돈을 쌈짓돈처럼 쓴 장세주(62) 동국제강 회장에게 엄벌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현용선) 심리로 13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장 회장 형량을 징역 8년으로 구형했다. 장 회장은 동국제강 국외 법인을 이용해 회삿돈을 빼돌리고 불법 도박 판돈으로 거액을 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로 지난 5월 구속돼 재판정에 섰다.

검찰은 “장 회장은 2004년 회삿돈을 빼돌려 재판을 받고 집행유예로 풀려났는데도 10년 이상 같은 방식으로 자금을 세탁하고 원정 도박하는 등 회삿돈을 조직적으로 빼돌렸다”라며 “자신만 배당금을 받으려고 상장회사에 배당금을 포기하도록 종용해 88억원이 넘는 회삿돈을 빼돌렸다”라는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장 회장은 불법을 저지른 사실을 들키지 않으려고 허위 서류를 만들고 직접 주재한 회의에서 직원에게 허위 진술하도록 지시했다”라며 “상장회사 직원을 동원에 미국으로 가는 짐 속에 여행자 수표를 숨겨 원정 도박에 사용하는 등 불법을 저질했다”라고 말했다.

장 회장 변호인은 “장 회장이 파철 무자료 거래로 회삿돈을 빼돌린 게 아니라 유상증자 관련된 채무 등 거의 다 회사를 위해서 썼다”며 “장 회장은 28차례에 걸쳐 미국으로 자주 출장을 떠났지만 라스베이거스 카지노를 방문한 건 8번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장 회장이 파철 무자료 거래 증거 삭제를 지시하거나 직원을 동원한 적이 없다”라며 “검찰이 주장한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는 걸 재판에서 이미 입증했으므로 장 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해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장 회장은 “살면서 항상 옳은 일만 행하지는 못했지만 회사를 지키는 게 옳다는 신념으로 일했고 결정을 내렸다”라며 “교도소에서 ‘실패는 막다른 길이 아니라 우회로’란 글귀를 보면서 반성했으며 죄를 씻을 수 있도록 앞길을 열어달라”고 말했다.

검찰은 장 회장이 2006년부터 약 5년간 동국제강 계열사인 국제종합기계에 밀스케일(철강 부산물)을 원가에 가까운 가격으로 공급해 동국제강에 수십억 대 손실을 끼쳤다고 판단했다. 장 회장은 국외에서 자재를 구매할 때 실제보다 자재 대금을 부풀렸다가 되돌려받는 수법으로 200억원 대 비자금을 조성했다.

장 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등지에서 거액의 판돈을 들여 도박장을 찾은 사실도 적발됐다. 그는 2001년부터 2013년 11월까지 12년 동안 도박 자금으로 800만달러(우리 돈 약 93억원)를 썼다는 의혹을 받았다. 재판부는 논의를 거쳐 오는 19일 오후 2시 장 회장에게 1심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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