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조선업계 고용보험 가입자는 17만 7751명으로 지난해 동기(18만 7652명)와 비교해 9901명 줄었다. 반면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6770명으로 전년 동기(4292명)보다 2478명 늘었다. 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신규수주 급감으로 내년 말까지 최대 6만 3000명의 조선업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했다.
조선업 불황으로 지역 상권도 동반 추락하고 있다. 조선업종이 밀집한 대불산단 인근 음식점은 2015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364개소가 문을 닫았다. 같은 기간 폐업한 숙박업소도 16개소에 이른다. 정부는 조선업 위기가 지역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조기에 최소화시키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연간 4700억 투입..7800여개 업체 근로자 혜택
조선업이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되면서 대형 3사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는 △고용유지지원금 상향 조정 △직업훈련비 지원 확대 △4대 보험료 및 세금 납부 유예 △체불임금 지급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 △대체 일자리 발굴 등 각종 지원을 받을 전망이다.
경영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협력업체 등은 4대 보험료, 장애인 의무고용부담금, 국세, 지방세 등 납부기한을 연장하거나 체납처분을 유예한다. ‘물량팀’(외부 하청업체) 등 단기 근로자의 체당금 지원도 강화한다. 체당금은 사업주가 도산 등으로 근로자에게 임금·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경우, 정부가 사업주를 대신해 임금 등을 지급하는 제도다. 단 사업을 6개월 이상 영위해야 혜택을 받는다.
구직급여 수급자가 국민연금 보험료를 계속 내기를 희망하면 보험료의 75%를 최대 1년간 지원한다. 실직자도 최대 2년간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자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사후약방문식 대책” 조선업계 반응 냉담
그러나 조선업계 반응은 냉소적이다. 사후약방문식 대책이라는 비난도 나온다.
중소조선 업체인 A사 관계자는 “예전부터 구조조정이 실시돼 이미 실업자가 충분히 늘어난 상황이다. 실업 급여를 몇 개월 더 준다고 하는 것은 굶어 죽어가는 사람에게 한 끼를 더 주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선정하는 것보다 해운업계 금융지원을 통한 선박 발주 활성화가 오히려 조선업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정부 방침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B사 관계자는 “선박 수주가 잘 안 되고 있어 예전보다 물량이 줄어든 상황”이라면서도 “우린 정부의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C사 관계자는 “비록 조선 빅 3는 빠졌지만 관련된 협력업체 근로자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는 것은 다행”이라며 “정부가 하반기 내 2차 지원대상을 추가지정하겠다고 밝힌 만큼 추후 지정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업계 노조는 정부의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빅3 업계 근로자가 주축으로 구성된 조선업종노조연대는 “남은 물량을 근거로 들어 정부가 특별고용지원업종에서 빅3를 제외한다는 것은 양두구육(羊頭狗肉)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겉은 지원책이 화려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실효성 없는 대책뿐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