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누른 美 `게임스탑`…韓 공매도잔고 1위는 `셀트리온`

美서 게임스탑 이후 공매도 잔고 많은 종목 관심
공매도 금지 된 국내에선 셀트리온이 2.1조원
오는 3월 이후 공매도 재개 여부 및 결과 관심
  • 등록 2021-01-29 오후 7:46:02

    수정 2021-01-29 오후 7:46:02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개미와 공매도 세력 간의 대결로 미국 비디오게임 소매업체 ‘게임스탑’의 주가가 연일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국내에서도 공매도 이슈와 맞물려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제 2, 제3의 게임스탑 사태가 예견되면서 미국 증권시장에선 공매도 잔고가 많은 주식들이 주목을 끌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인해 우리 증시에서도 오는 3월 이후 공매도가 재개될 경우 공매도 잔고가 많은 종목들을 중심으로 비슷한 형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금융당국은 공매도 재개 여부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의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코스피시장 공매도 잔고 1위는 셀트리온(068270)으로 2조 1464억원에 달했다. 이는 2~5위 종목의 공매도 잔고를 다 합한 것보다도 많은 수치다. 셀트리온의 뒤를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3263억원, 삼성전자(005930) 2852억원, 현대차(005380) 2024억원, LG화학(051910) 1545억원 등의 뒤를 이었다. 코스닥시장에선 에이치엘비(028300)가 3138억원으로 공매도 잔고가 가장 많았고,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2291억원, 케이엠더블유(032500) 2177억원, 펄어비스(263750) 1399억원, 신라젠(215600) 786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코스피시장 전체 공매도 잔고는 6조 1808억원, 코스닥은 2조 567억원으로 집계됐다.

우리 증시에선 지난해 3월 15일 이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공매도가 한시적으로 전면 금지된 상황이다. 그러나 공매도가 허용돼 있는 미국 시장에선 게임스탑의 영향으로 공매도 잔고가 많은 종목 가운데 비슷한 상황이 더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증시 분석가들을 인용해 “개인 투자자들이 합심, 헤지펀드 등 공매도 세력을 청산하는 광경이 연출되면서 수 십여개 다른 종목도 극심한 변동성을 겪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게임스탑과 함께 최근 부각되는 주식 중 하나가 왕년의 혁신 기업으로 존재가치가 희미해진 블랙베리”라며 “네임 밸류가 여전하고 공매도 잔고가 많은데다가 미국 개인 투자자의 관심을 이끌었던 영향으로 최근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증시에선 ‘공매도 영구 금지’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명 동의를 넘어선 가운데, 금융당국이 오는 2월 중 공매도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동학개미들은 불법공매도를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는 추가적인 시스템 구축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제도 개선을 위한 당정의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인 김병욱 의원은 “그동안 한국의 주식시장에서 공매도 시장은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불렸고, 개인들의 불만이 컸던 것이 사실”이라며 “장기적으로 대한민국 자본시장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시장참여자들의 불신을 없애고 공정한 시장을 조성해야 하는 만큼,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제 지금까지 준비한 제도들이 시장에서 정상적으로 잘 구현될 수 있는지, 뒷받침할 시스템이 잘 갖춰졌는지 점검을 하고 있다”며 “그동안의 관행들로만 잘못된 정보를 확대 재생산해 시장 불안을 조성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7일 기준 코스피시장 공매도 잔고 상위 10개 종목. (자료=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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