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홍영 검사 부모 만난 추미애 "죽음 헛되지 않도록 기억할 것"

고인, 극단적 선택한 서울남부지검 찾아
추모목·추모석 심고, 1층 로비에 추모패 설치
김홍영 부모 "전혀 생각 못 해, 감사"
  • 등록 2020-10-08 오후 5:22:38

    수정 2020-10-08 오후 5:28:49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법무부는 추미애 장관이 8일 오전 고(故) 김홍영 검사의 부모와 함께 서울남부지검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행사를 가졌다고 밝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오른쪽)이 고(故) 김홍영 검사가 근무하던 서울남부지검 315호실에서 슬픔에 잠긴 고인의 모친을 위로하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사진=법무부)
법무부는 이날 추 장관이 서울남부지검 앞마당에서 부모님을 맞이한 후 △추모목(주목)과 추모석 앞에서의 묵념 및 추모석 제막식 △1층 로비 벽에 설치된 추모패 앞에서의 헌화 △고인이 근무하던 사무실에서의 추모의 시간 △검사장실에서의 차담회 등을 하며 부모 위로 순으로 행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김 검사는 지난 2016년 5월 서울남부지검 형사부에 근무하던 중 업무 스트레스와 직무 압박감을 토로하는 유서를 남기고 서른셋의 나이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후 대검 감찰 조사에서 상관이었던 김대현(사법연수원 27기) 부장검사가 2년 동안 상습 폭언·폭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고, 법무부는 김 부장검사를 해임했다.

김 검사 유족 측은 지난달 14일 김 부장검사의 수사를 촉구하고자 검찰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했다.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는 부의심의위에서 이를 의결했고 수사·기소 타당성을 검토하는 검찰수사심의위는 오는 16일 열릴 예정이다.

이날 김 검사의 부모는 “추모 나무를 심어준다는 것이나, 추모패의 글 모두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이렇게 추진해줘 너무 감사하다. 추모패 글이 우리 마음과 똑같다”고 말했다.

추모패에는 정호승 시인의 봄길 중 ‘길이 끝난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난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는 문구를 새겼다.

추 장관은 “김 검사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기억하겠다”며 “김 검사가 하늘 나라에서 ‘부모님과 법무 검찰이 우리 사회의 변화를 촉구하려는 내 뜻을 이해해주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동갑인 어머니를 껴안고 함께 눈물을 흘리며 위로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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