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억 횡령 도운 혐의' 라임 前 본부장 첫 공판

'수재·배임 등 혐의' 라임 전 대체투자본부장 1차 공판
검찰 "라임 자금, 스타모빌리티 투자한 뒤 혜택 받아"
"CB 대금 임의 사용하게 도와 라임에 195억원 손실"
  • 등록 2020-05-20 오후 4:32:19

    수정 2020-05-20 오후 4:32:19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 피의자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횡령을 도왔다는 혐의로 기소된 라임 전 본부장의 첫 재판이 열렸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재판장 신혁재)는 20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수재·배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 전 라임 대체투자운용본부장에 대한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앞서 검찰은 김 전 본부장을 체포해 지난달 20일 구속 기소했다.

1조6000억원대의 금융·투자 사기 의혹 사건인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에 연루된 라임자산운용 김모 본부장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달 3일 오전 서울남부지방법원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검찰에 따르면 김 전 본부장은 지난해 다른 자산운용사에 설정된 이른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펀드를 통해 라임 펀드 자금으로 스타모빌리티 전환사채(CB) 400억원 상당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재산상 이익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전 본부장은 투자에 대한 감사, 향후 투자금 상환 과정에서의 편의 제공 등을 대가로 김 전 회장으로부터 경기도 용인의 한 골프장에 가족회원으로 등록되는 혜택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김 전 본부장은 지난 1월 김 전 회장으로부터 스타모빌리티에서 발행하는 11회차 CB를 인수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환매가 중단된 라임 펀드 자금으로 이를 인수하게 한 뒤 스타모빌리티 측이 대금을 임의로 사용하게 도와줬다”며 “라임 경영진은 해당 발행대금이 라임 펀드에서 투자한 기존 10회차 CB 관련 채무 상환에 사용하도록 하는 자금 통제 방안을 마련했으나 김 전 본부장은 어떠한 통제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김 전 본부장이 이 같은 행위를 하게 된 데는 김 전 회장의 부탁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김 전 본부장은 11회차 CB 대금을 재향군인회 상조회 인수 자금으로 사용하게 해달라는 김 전 회장의 부탁을 받았다”면서 “김 전 본부장의 이러한 행위로 스타모빌리티는 195억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얻었고, 라임이 운용하는 펀드는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현재 라임은 수탁사인 한국증권금융을 통해 스타모빌리티를 상대로 195억원 규모의 CB 인수대금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아울러 검찰은 김 전 본부장이 지난 2018년 악재성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라임 펀드가 보유하고 있던 한 상장사 주식을 처분해 11억원 상당의 손실을 회피한 혐의도 포착했다.

이날 김 전 본부장 측은 검찰 측 공소 사실에 별다른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김 전 본부장의 변호인은 “최근 선임돼 공소 사실이나 증거 인부에 관한 의견을 (이번 공판에서) 제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변호인은 “검찰이 제시한 혐의와 관련된 증인 진술 일부는 증거로 동의할 수 없다”면서 “주요 증인들을 중심으로 법정에 불러 심문이 이뤄지게 해 재판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전 본부장에 대한 2차 공판은 다음 달 10일 오후에 열릴 예정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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