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철 교수 “SKT-헬로비전 인수 허용하고 KT 합산규제도 풀자”..KT는 말도 안 되는 소리

  • 등록 2015-12-29 오후 10:46:15

    수정 2015-12-29 오후 10:51:06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사면초가’인 케이블TV방송을 살리기 위해 SK텔레콤(017670)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허용하고, 대신 KT(030200)그룹(KT, KT스카이라이프)에 가해졌던 유료방송 합산규제(시장점유율 33% 초과 금지 규제)를 풀자는 의견이 나왔다.

케이블망 고도화와 콘텐츠 투자를 위해 미디어 업종에 대한 통신 대기업의 진입과 영업을 자유롭게 허용하자는 얘기다.

하지만 KT는 SK텔레콤의 헬로비전 인수합병을 승인하고 문제점은 인수합병 조건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김 교수 주장은 SK텔레콤의 요구를 그대로 대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29일 열린 한국미디어경영학회 주최 ‘2016년 방송통신산업 현안과 해결방향 모색’ 심포지엄에서 “케이블 방송은 현재 위기이고 여러 해법이 있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투자”라면서 “원래는 자구노력을 통해 직접 자기가 투자해야 하지만 케이블TV방송 업계는 의지와 능력이 없다”고 전제했다.

이어 “해외자금이나 재무적 약탈자는 위험하고, 현실적으로는 투자 의지가 있는 대기업이 살릴 수 밖에 없다”며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방침은 방통융합을 가속화시키고 망 고도화에 투자해주는 등 반가운 일이며, 건강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부연했다.

김 교수는 정부는 인수조건을 고심하되 시간을 끌지 말고 승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딜이 이뤄지면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KT그룹과 SK·헬로비전 그룹, 그리고 나머지도 합종연횡을 할 것”이라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게 산업정책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가”라고 되물었다.

또 “(경쟁제한성 같은) 문제는 분명히 있지만 승인을 하되, 이 문제를 어떻게 예쁘게 풀 것인가가 중요하다”면서 “조건을 합리적으로 부과하고, 사업자(SK텔레콤) 입장에서도 적극적인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경쟁사(KT 등)는 해피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우리는 잘 나가는데 (경쟁사는) 묶자는 것도 어른스럽지 않다”며 “합산규제 33%를 풀어서 제대로 (SK와 KT가) 경쟁할 수 있게 하자. 이는 케이블방송사업에 의지가 없는 기업이 엑시트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고, 통신사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 합산규제를 같이 풀고, 통합 방송법이 예고돼 있으니 이번 딜을 전환점으로 조금 진도를 나가자”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부여할 수 있는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 조건으로 △획기적인 투자로 현재 헬로비전 케이블TV의 디지털 전환율을 5년 내 100%로 끌어올릴 것 △KT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가입자를 인위적으로 SK텔레콤 네트워크로 이동시키지 않을 것 △기존의 결합상품 규제를 준수하는 방향으로 결합상품을 운용할 것 △회계분리와 관련 정보 공개를 통해 PP에게 지급하는 콘텐츠 사용료 산정모델을 개발하고 플랫폼과 콘텐츠간 합리적인 수익배분 방안을 도입해 상생을 추구할 것 △직접사용채널인 지역채널을 지역정보채널 취지에 맞게 운영해 공정성을 담보할 것(다만, 인터넷 시대에 케이블만이 지역성의 보루인지는 생각해 볼 것)△미디어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대규모 펀드를 조성하고 지속적으로 확대 운영 △인수되는 CJ헬로비전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 시행 등을 제시했다.

그는 “문제가 있는데도 문제가 없다고 하는 것보다 문제가 없는데 문제가 있다고 하는 게 더 심각하다”면서 “심각한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일각의 우려를 바탕으로 (SK텔레콤의 헬로비전) 인수합병을 막는 것보다는 전향적으로 조건부 승인하고 이를 전체 산업에 대한 조정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KT와 LG유플러스는 “참석 요청을 받았으나 발제문의 심각한 편향성으로 불참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히는 등 강력하게 반발했다.

특히 발제내용 중 SK텔레콤의 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대해 적시에 승인하고 발생되는 문제점은 인수합병 조건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은 SK텔레콤의 주장 및 요구를 그대로 대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KT 관계자는 “김성철 교수의 발제문이 더 편향적”이라면서 “핵심 쟁점사항인 유료방송 시장 획정에 있어 미국 AT&T의 DirecTV 사례에서 ’지역‘ 기준을 누락한 것은 고의성이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또 “케이블업계가 쇠퇴한 원인은 SK텔레콤이 이동전화 지배력으로 방송상품을 결합, 초저가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양호한 케이블 1위사업자를 인수한다고 해서 수십 개의 SO가 존재하는 케이블 업계의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을뿐더러 오히려 케이블 사업자간 통합의 구심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높은데도 경쟁제한성이 큰 본 인수합병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심각한 논리의 비약”이라고 반박했다.

KT는 “최근 미국, 유럽에서 추진된 동종 시장 내 인수합병을 보면 경쟁·규제 당국의 일관된 입장은 경쟁관계에 있던 사업자의 소멸에 따른 경쟁 둔화 및 소비자 선택 축소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3, 4위 사업자간 합병도 불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관련기사 ◀
☞ 한국미디어경영학회 SKT-헬로비전 인수 보도자료 사고..발제자 문제제기에 문구 수정
☞ KT-LG유플, 미디어경영학회 “발제문 편향적”..심포지엄 불참
☞ “SK텔레콤, 헬로비전 인수.. 소비자에 이익”..미디어경영학회 세미나
☞ [뉴스Story]한국언론학회가 SK-헬로비전 세미나 사과한 사연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이즈나, 혼신의 무대
  • 만화 찢고 나온 미모
  • MAMA 여신
  • 지드래곤 스카프 ‘파워’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