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한동안 국내 헤지펀드(전문투자형 사모펀드) 1위 업체로 군림했던 라임자산운용이 결국 강제로 간판을 내린다. 지난해 1조6000억원대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지 1년여만이다.
금융위원회는 2일 정례회의를 열어 라임운용에 대해 최고수위 기관제재인 등록취소 및 신탁계약 인계명령을 확정했다. 원종준 사장과 이종필 전 부사장 등 라임운용 핵심 인력에 대해선 임원 해임요구를 의결했다.
금융위는 라임운용이 특정 집합투자기구(사모펀드)의 이익을 해치면서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 도모를 금지하는 자본시장법 제85조를 위반했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볼 때 이런 판단은 일찌감치 예견됐다.
라임운용은 원 사장이 2012년 설립한 라임투자자문이 2015년 전문사모운용사로 전환한 업체다. 라임운용은 초창기 안정적으로 고수익을 내는 헤지펀드로 입소문을 타며 단기간에 급성장해 한때 6조원 가까운 투자금을 굴리기도 했다. 운용자산 규모로 볼 때 헤지펀드 업계 1위였다.
하지만 라임운용은 밀려들어 오는 자금을 넣을 투자처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더니 비상장사 채권 등 부실자산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돌려막기로 연명해오다 2019년 10월 끝내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 현재 관련 재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라임운용의 잔여자산은 웰브릿지자산운용에 이관된다. 원활한 투자금 회수를 위해 라임펀드 판매사들이 세운 가교운용사다. 자산 매각 등 정리 작업은 오는 2025년 끝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