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까지 이르는 ‘녹내장’ 치료 효과 더뎌도 꾸준한 치료가 중요

지난해 국내 녹내장 환자 80만명으로 2012년 대비 38% 증가
  • 등록 2017-03-09 오후 5:26:21

    수정 2017-03-09 오후 5:26:21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직장인 이모(53)씨는 몇 개월전부터 침침하고 가까운 글씨가 덜 보이는데 불편감을 느꼈다 . 이 씨는 노안이라고 생각하고 바로 병원에 가지 않았다. 그러던 중 최근 건강검진을 위해 병원을 찾았고 안과 검진 중 녹내장이 진행돼 중증도 단계에 이르렀다는 말을 의사로부터 들었다. 한번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될 수 없다는 말을 들은 이 씨는 안과 검진을 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녹내장은 안압을 비롯한 다양한 위험요인으로 시신경이 손상되면서 시야가 좁아지는 질환이다. 녹내장은 방치하면 실명까지 유발하지만 초기에는 환자가 느낄 수 있는 자각증상이 없다. 증상을 느껴서 병원을 내원했을 때는 이미 시신경 손상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녹내장은 ‘소리 없는 실명의 원인’이라고 불리는데 한번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조기검진이 매우 중요하다.

◇ 국내 녹내장 환자 80만명 넘어

국내 녹내장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질병통계를 보면 ‘녹내장(H40)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2년 58만3,000명에서 2016년 80만6,000명으로 5년간 38% 증가했다.

남녀 성별로는 남성보다 여성 녹내장 환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2012년 26만8,000명에서 2016년 36만9,000명으로 5년간 37% 증가했고, 여성은 2012년 31만4,000명에서 2016년 43만7,000명으로 39% 증가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안과 서울 교수는 “녹내장의 발병이 늘어나는 노인인구의 증가와 함께 녹내장의 위험요인인 당뇨병, 심혈관계질환을 가진 환자도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40세 이후엔 1년에 한번 검진 받아야

녹내장의 가장 큰 문제는 시신경이 많이 손상될 때까지 증상을 인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급성 폐쇄각녹내장의 경우 급격한 시력저하와 함께 눈의 심한 통증, 구토, 두통, 구역질 등의 증상으로 병원을 찾지만 다른 원인으로 오인 받는 경우도 많다. 또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정상안압녹내장 환자의 비중이 높고, 이 경우 자각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병원 내원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가장 좋은 녹내장 예방은 주기적인 검진으로 조기에 녹내장을 발견하는 것이다. 서 교수는 “일반적으로 40세 이상이면 1년에 한 번은 안과검진을 받을 것을 권한다”며 “특히 가족 중에 녹내장을 진단받은 사람이 있는 경우 유전적 원인에 의한 녹내장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정기적으로 녹내장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당뇨병이나 심혈관계질환이 있는 경우도 녹내장 등의 안과 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치료 효과 더뎌도 치료 중단하지 말아야

녹내장으로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할 수 없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자면 녹내장 치료는 더 이상 녹내장이 진행되는 것을 늦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환자들 중에는 녹내장치료를 시작하면 오히려 눈이 불편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스스로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한번 손상된 시신경은 다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증상이 심각하지 않을 때 꾸준히 치료를 받는 것이 녹내장으로부터 눈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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