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청소년 재워줬는데…“성추행 당해, 600만원 내놔” 요구

2일 JTBC ‘사건반장’ 보도
  • 등록 2024-12-03 오후 9:10:04

    수정 2024-12-03 오후 9:10:04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한 대학생이 가출 청소년들을 집에 재워줬다가 성추행범으로 몰렸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는 대학생 아들을 둔 아버지 A씨의 제보 내용이 공개됐다.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혼자 원룸에 살고 있었던 A씨 아들은 지난해 4월 1일 동네에서 알고 지내던 두 살 어린 동생들로부터 “가출했으니 자취방에서 잠을 재워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에 아들은 남학생 2명, 여학생 1명을 자신의 원룸에서 재웠다.

그런데 다음날 여학생이 아들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 여학생은 “잠든 사이 옷을 벗겨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지고 혼자 음란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사흘 후 가출 학생들은 아들에게 “미성년자 성추행은 큰 죄”라며 “합의금 600만원을 주면 경찰에 신고하지 않겠다”고 요구했다.

아들은 “만지지 않았다”며 억울해했지만, 계속된 협박에 공포심을 느껴 수중에 있던 약 17만원을 이들에게 건넸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아들이 가출 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던 사실을 알고 이들을 공동 공갈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그러자 여학생은 강제추행 혐의로 아들을 맞소고했다.

A씨는 “(가출 학생들이) 두 살이나 많은 아들에게 수시로 담배 심부름을 시키고, 돈을 빌리고는 갚지 않았다. 만만히 보니까 그랬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A씨가 공개한 영상에는 가출 학생들이 아들에게 “차렷, 열중쉬어” “대X리 박아” 등 명령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A씨는 “이들이 아들을 명령하듯 갖고 놀았다”고 분노했다.

A씨는 또 “가출 학생들이 아들을 불러내 ‘싸움 잘하는 친구들, 아는 일진 친구들이 많다’면서 협박해 허위 자백을 유도했다”고 토로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한 남학생은 아들에게 “왜 만졌냐. 걔(여학생)가 만약 내 여자친구였으면 어떡하냐. 남친이 없어서 만진 거냐”고 물었다.

이에 아들은 “미쳤다. 그때 내가 술 안 먹어도 미친 건 맞다”고 말했다. 이어 남학생이 “바지 벗기고 만졌다는 거냐”고 재차 묻자, 아들은 “응”이라고 답했다.

이후 해당 영상을 찍은 남학생은 “OO이가 100만원 준다길래 형(A씨 아들) 협박해서 영상을 찍었다”며 “일이 이렇게 커질 걸 알았으면 처음부터 안 했을 텐데 미안하다, 용서해 줬으면 좋겠다”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사건을 맡은 1심 재판부는 지난 8월 피해 여학생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은 점, 강제추행 피해 다음 날에도 A씨 아들 집에서 하루 더 묵은 점 등을 이유로 A씨 아들의 무죄를 판결했다.

하지만 검찰은 “피해 여학생의 진술이 바뀐 것은 단순한 기억 혼동이고, A씨 아들이 폭행당하거나 돈을 갈취당한 사실이 없다”며 “A씨 아들 역시 가출 청소년들에게 욕설 문자를 보낸 적이 있다. 두려운 대상으로 안 본다는 뜻”이라며 1심 판결에 항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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