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직장 들어간 '25살 청년' 죽음 내몬 상사 실형 확정

가해자 징역 2년 6개월 확정
  • 등록 2024-11-06 오후 2:28:01

    수정 2024-11-06 오후 2:28:01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첫 직장에서 만난 상사의 도를 넘는 괴롭힘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난 20대 청년을 죽음에 내몬 직장 상사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고(故) 전영진씨 생전 모습.(사진=연합뉴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협박, 폭행,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41)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강원 속초시 한 자동차 부품업체에 근무하던 A씨는 지난해 3∼5월 피해자 고(故) 전영진씨에게 전화로 86회에 걸쳐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폭언을 일삼거나 16회 협박하고,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는 등 네 차례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닭대가리 같은 ○○ 진짜 확 죽여벌라. 내일 아침부터 함 맞아보자. 이 거지 같은 ○○아”, “죄송하면 다야 이 ○○○아”, “맨날 맞고 시작할래 아침부터?”, “개념이 없어도 정도껏 없어야지”, “내일 아침에 오자마자 빠따 열두 대야” 등 평소 영진씨에게 욕설로 가득한 폭언을 했다.

또 “너 지금 내가 ○○ 열 받는 거 지금 겨우겨우 꾹꾹 참고 있는데 진짜 눈 돌아가면 다, 니네 애미애비고 다 쫓아가 죽일 거야. 내일부터 정신 똑바로 차려 이 ○○○아, 알았어?”라며 협박하기도 했다.

첫 취업 후 2년 가까이 A씨와 같은 곳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영진 씨는 지난해 5월 23일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1심은 “피해자는 거의 매일 시달렸고,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이 사건은 직장 내 괴롭힘 내지 직장 내 갑질의 극단적인 사례를 보여준다”며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에서 구속했다.

A씨는 항소심에서 영진씨의 사망에 다른 이유가 있었다는 주장을 폈으나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이 피해자 사망에 상당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의심하기에 충분하다”며 기각했다.

영진씨의 유족은 형사사건 외에도 A씨와 회사 대표를 상대로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한편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9월 영진씨의 죽음이 적정범위를 넘어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것으로 판단해 업무상 재해로 인정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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