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서두르지 않겠다”… 기대치 낮추고 북한의 비핵화 압박

트럼프, 백악관 기자회견서 “긴급한 시간표 없다”
회담 성과에 대한 높은 기대감 낮추려는 의도 해석도
정상회담 D-7 영변 폐기 방법·절차에 관심 쏠려
이번 회담서 교두보 확보해야, 3차 4차 회담 전망
  • 등록 2019-02-20 오후 5:11:05

    수정 2019-02-20 오후 5:11:05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북한 비핵화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나는 서두르지 않는다”며 “나는 긴급한 시간표(pressing time schedule)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북한 비핵화와 관련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미국 워싱턴 DC의 백악관에서 회담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 (사진= 연합뉴스)


‘시간표’ 언급한 트럼프…대북 유화제스처 or 기대감 낮추려는 의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속도’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6월 1차 정상회담 이후 북한 비핵화의 별다른 진전이 없고 북미간 2차 정상회담 일정이 잡히지 않고 있을 때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협상과 관련해 ‘서두르지 않는다’는 말을 종종 해왔다.

이는 두 가지 의도로 해석된다. 우선 북한에 전하는 메시지 측면이다. 북미간 협상을 앞두고 미국이 미리 짜놓은 시간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해 북한을 압박하지 않겠다는 ‘유화 제스처’이자, 급할 것이 없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협상에서 우위를 선점하고자 하는 포석이다. 다음으로는 대외적인 측면이다. 2차 정상회담에 대한 무수한 전망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조야의 기대치를 낮추기 위한 발언으로 볼 수 있다.

1차 북미 정상회담은 ‘만남’ 자체에도 큰 의미가 있었지만, 추상적인 합의와 그로 인해 후속 조치가 지지부진했던 점에서 지적의 목소리도 높다. 이에 따라 두 번째 만남에서는 적어도 북한측이 먼저 제시했던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최소 수십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속도감 있게 비핵화 프로세스를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급할 게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미국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이번 정상회담 이후로도 북미간 협상이 이어질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나는 북한의 궁극적인 비핵화를 보고 싶다”면서 “우리는 궁극적으로 그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김 위원장은 핵무기 제거와 관련해 마음 속에 매우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면서 “우리는 그것이 무엇인지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강조함으로써 그의 결단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상회담서 상당 부분 결정될 것…“후속회담 징검다리 만들어야”

북미가 이르면 21일부터 본격적인 정상회담 의제 설정 및 사전 조율을 위한 실무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결국 중요한 결단은 양 정상간 합의를 통해서 이뤄지게 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그동안 북미간 협상이 ‘톱-다운’ 방식으로 진행돼 왔고 양측 정상이 모두 이 방식을 선호한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양측 실무협상 수석대표인 ‘비건-김혁철’ 간 회담에서 정상회담 주요 의제를 설정하고 ‘돌발 변수’를 최소화 하기 위한 작업을 치열하게 진행하겠지만 결국 최종 결정은 ‘트럼프-김정은’ 회담에서 나올 때까지 알 수 없다는 의미다.

또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구체적인 이행 계획 뿐 아니라 후속 회담으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를 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정부 당국자는 “결국 북한 핵문제나 북미 관계라는 것이 한날 한시에 깨끗하게 해결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이번 회담에서는 어느 정도 합의를 이루면서 다음 회담으로 이어지기 위한 교두보를 확보해야 한다. 3차, 4차 북미 정상회담이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도 “북한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를 보면서 후속 협상을 진행하려 할 것”이라며 “미국은 올해 가을 넘어가면 재선 분위기가 되니 그 이후론 북미간 또 다른 정상회담이나 딜은 힘들다. 3차 정상회담을 한다면 가을 즈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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