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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투자·수출 둔화로 韓 성장률 하락”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피치는 이날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현재 수준(AA-, 안정적)으로 유지하지만, 민간 투자·수출 둔화로 성장률이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성장률은 재작년에 3.1%를 기록했지만 작년(2.7%)부터 2%대로 떨어졌다. 올해·내년 2.5% 성장률 전망치는 한국은행의 전망치(2.6%)보다 낮은 수준이다.
피치는 성장률을 낮춘 대내 리스크로 일자리 문제를 지적했다. 피치는 최저임금이 2회 인상되면서 실업률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저숙련 일자리 창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피치는 고용 부진에 경제활동인구 감소, 조선업 등 구조조정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쳤다고 풀이했다.
대외 리스크도 우려대상이다. 피치는 글로벌 무역 갈등에 따른 하방 위험이 상당하다고 전망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한국에 직접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제한적이나, 세계경제 성장 둔화에 따른 간접적인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봤다.
특히 피치는 최근 수개월간 반도체 수출 감소를 감안할 때 한국의 수출이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반도체 수출액이 작년 12월보다 8.3% 줄어, 26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피치는 내달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진전이 있을지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단기간 내 통일이 될 가능성은 높지 않으나, 통일이 장기적으로 국가재정 상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금리 인상할지 불확실, 경기둔화탓”
현재 대외건전성, 재정건전성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작았다. 피치는 경상수지 흑자가 몇년 더 지속할 것이라며 한국이 높은 대외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재정건전성 부문에서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가 28.6%로 AA 등급에 부합하다고 봤다. 다만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재정 확대로 부채 비율이 2022년에 43.7%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피치는 정부의 투명성 제고, 정경유착 해소 노력 등으로 거버넌스 부문이 개선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인당 국민소득은 AA 등급 중 가장 낮은 수준이나 전반적인 경제 발전 수준은 소득수준에 비해 높다고 밝혔다.
기업 환경도 190개국 중 5위(세계은행 집계)로 양호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피치는 향후 신용등급 상향 요인으로 △지정학적 위험의 구조적 완화 △정경분리 △생산성 개혁을 통해 가계부채의 악화 없는 성장률 상승 등을 꼽았다. △한반도 긴장의 상당한 악화 △예기치 못한 공공부문 부채 증가 △예상보다 낮은 중기 성장률은 하향 요인으로 꼽혔다.
문지성 기재부 국제금융과장은 “국제 신평사들에게 최신 대북(對北) 진전사항 및 한국경제 동향을 적시에 제공하겠다”며 “적극적으로 소통해 대외 신인도 관리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