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7 보상책, 1년 후 ‘노트8’ 고객 노려…아이폰7 견제 포석도

  • 등록 2016-10-24 오후 4:21:38

    수정 2016-10-24 오후 4:21:38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장고 끝에 ‘갤럭시노트7’ 고객 보상책을 내놓았다. ‘갤럭시노트’ 고객군의 1년 후 제품 교체 시기, 그리고 최근 애플 ‘아이폰7’의 인기에 대한 대응을 동시에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24일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을 ‘갤럭시 S7’이나 ‘S7엣지’로 교환하는 고객들이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S8’ 또는 ‘노트8’을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갤럭시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갤럭시노트7 고객은 ‘갤럭시 S7과 ‘S7엣지’를 24개월 할부로 구입, 12개월까지의 할부금을 납부하고 쓰던 단말을 반납하면 S7·S7엣지의 잔여 할부금(12개월) 없이 ‘갤럭시 S8’ 또는 ‘노트8’을 구입할 수 있다. 1년이 지나기 전에 신제품 구입을 원할 경우 그 시점부터 12개월까지 사이의 잔여 할부금을 완납하면 된다.

출시 주기 감안, 갤럭시S8보다는 노트8 고객 대상

갤럭시S8보다는 노트8 고객을 노린 포석으로 보인다. 갤럭시S 시리즈는 매년 2~3월 공개되는데 실제 이 프로그램대로라면 이달에 S7으로 교환하고 5~6개월 뒤 S8로 교환할 고객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약 6개월 남은 S7의 잔여 할부금을 별도로 납부해야 하기 때문.

S시리즈와 노트 시리즈는 선호 계층이 뚜렷하다. 특히 S펜이 탑재된 노트 시리즈는 마니아층이 두터워 노트7이 단종됐지만 차기작 노트8로 교체하겠다는 여론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년 8월 또는 9월쯤 노트8이 출시되면, 노트7 고객들은 할부원금을 1년치만 납부하며 S7을 사용하고 노트8로 갈아탈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아직 노트7의 교환율이 10%대 초반”이라며 “일단 대체 기기로 S7 및 S7엣지도 나쁘지 않기 때문에 1년 부담 없이 사용하고자 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기기변경을 유도하는 데 임팩트가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아이폰7’ 돌풍에 고객 이탈 방지책

또한 이번 조치는 지난 21일 출시돼 주말 동안 돌풍을 일으킨 애플 ‘아이폰7’을 의식한 정책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폰7은 국내 출시 후 갤럭시노트7의 빈자리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아이폰7이 국내 출시된 첫날과 둘째 날 번호이동 시장 규모가 각각 3만6987건, 2만5985건을 기록해 갤노트7의 출시 때보다 모두 많았다. 폭발 위험으로 단종된 갤노트7를 다른 모델로 바꾸지 않은 고객들을 끌어오기 위한 이동통신 회사들의 공격적인 장려금 마케팅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 및 유통 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국내 출시된 아이폰7과 아이폰7 플러스는 예약가입자만 30 만명에 달하는 가운데 출시 당일 하루 동안 10만 대 정도 개통된 것으로 추정됐다. 또한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가 집계하는 번호이동 시장 규모도 출시일인 10월 21일 3만6987건, 다음날 2만5985건을 기록해 방송통신위원회가 하루 과열기준으로 삼는 2만4000건을 모두 넘어섰다. 이는 갤럭시노트7 기록한 출시 당일 번호이동 3만5558건, 다음날 2만2346건보다 많다.

한편 고객들은 이번 보상안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뽐뿌’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후속작 교체 시기를 감안한 최상의 보상안” “이 이상 더 어떻게 해 주는가”라며 삼성의 이번 정책을 반기는 의견이 있었다. 반면 “사실상 S7 시리즈 12개월 렌탈 서비스” “이리저리 다 따져봐도 결국 환불이 최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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