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21일 “전직 대통령에 대한 상당한 고민도 있어야 한다”며 현재 수감 중인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했다. 현 집권 세력에게 통합의 정신을 당부하면서다.
문 의장은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를 통해 “사면을 겁내지 않아도 될 시간이 됐다는 뜻”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의장은 향후 문재인 정부와 177석의 거대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 과제에 대해 “만약 누군가 건의할 용의가 있다면 과감히 통합의 관념으로 확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이 적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지도자가 대개 적폐청산으로 시작하지만 적폐청산만 주장하면 정치 보복의 대상이라고 생각하는 세력이 늘어난다”며 “그러면 개혁 동력이 상실되기 때문에 21대 국회에서 과감하게 통합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정농단과 비선실세가 있었던 게 분명하고 역사적으로 응징하려면 개헌으로 제도화해야 한다”며 “지금의 제왕적 대통령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막으려면 내각제뿐인데 국민이 권력을 전부 국회가 가져간다고 불신해서 불가능하다. 책임총리제를 중간단계로 거치자는 것이 내 주장”고 지적했다.
다만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해서는 “그것을 하라는 것은 아니다”며 “그 판단은 대통령 고유의 권한. 그분(문재인 대통령)의 성격을 미루어 짐작 하면, 민정수석비서관을 했을 때의 태도를 보면 아마 못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 의장은 노무현 정권 청와대에서 초대 비서실장을 지냈고 당시 민정수석이 문 대통령이었다.
| 문희상 국회의장이 21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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