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하와이에 있는 원전반대그룹 회장, 미핵이라고 밝힌 해커는 12일 트위터 계정을 통해 ‘대한민국 한수원 경고장’이란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전 원전을 멈추겠다고 경고한 지 79일 만이다.
이 인물은 “한수원과 합수단 분들 오래만이네요. 바이러스 7000여개를 찾았다는 소식을 듣고 저희도 축하 드려요. 나머지 9000여개는?”이라면서 “9000여개의 바이러스들이 무슨 명령을 기다리고 있을까요. 바이러스들이 원전에서 연락이 왔네요”라고 밝혔다.
이어 “빨리 바이러스 찾아서 축하를 한번 더 받는 것도 좋지 않을가요”라며 “크리스마스를 무난히 넘긴것은 국민들의 안전이 소중해서 인데요. 우리가 너무 조용히 있었나 보네요. 이번에는 한수원 입장도 생각해서 자료를 선물로 드릴게요”라고 덧붙였다.
해커는 선물이라면서 총 25개의 파일을 공개했다. 여기엔 박 대통령과 반 유엔사무총장 간 지난해 1월 1일 통화했던 내용을 요약한 한글파일이 포함됐다. 또 고리 1, 2호기 운전용 도면, 사우디에 수출하기로 한 스마트원전 증기발생기 분석자료,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운 동영상 파일 등도 첨부됐다.
박 대통령과 반 유엔사무총장 간에 통화한 내역이 진짜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정부의 안보분야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했다.
그동안 한수원 해킹 사건에 대해 북한 소행으로 의심된다는 의견은 많이 나왔지만, 안보분야 고위 인사가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커는 또 “돈이 필요하거든요. 요구만 들어주면 되겠는데. 북유럽과 동남아, 남아메리카의 여러 나라들에서 원전자료를 사겠다고 하는데 자료를. 통채로 팔았다가 박대통령님 원전수출에 지장이 될까바 두렵네요”라면서 금전적인 보상을 요구했다.
아울러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시간 좀 주겠으니 잘 생각해보세요. 대통령 보좌를 잘 하셔야 하지 않겠나요”라고 조롱하는가 하면 “참 박대통령님, 이번 중동 순방에서 원전수출이 잘 되었으니 기쁘시겠어요”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외에도 “돈이 요구되니 우리도 여기서 끝낼가 해요. 몇억달러 아끼려다 더 큰 돈 날려보내지 말고 현명한 판단 하시길 바래요. 요구에 응할 용의가 있으시면 장소와 시간은 너님들이 정하세요”라면서 사실상 협박에 가까운 발언도 서슴치 않는 한편, 궁금한 점은 문의하라면서 자신의 미국 전자메일 계정을 남기는 대범함도 보였다.
한수원은 현재 해커가 올린 자료와 유출경로 등에 대해 확인중에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이번에 공개된 자료의 내용과 예상되는 출처 등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고리 1, 2호기와 스마트원전 관련 자료가 포함된 것으로 보이나, 자세한 것은 좀 더 살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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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한국수력원자력 자료 유출 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