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실태조사]낙태 후유증 생겨도 혼자만 ‘끙끙’

보건사회硏, 전국 여성 1만명대상 설문조사
낙태 평균 6.4주…낙태 약물 실패로 다시 병원 찾기도
  • 등록 2019-02-14 오후 3:20:44

    수정 2019-02-14 오후 3:20:44

인공임신중절(낙태)에 대한 나 자신과 우리 사회의 인식(단위%)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낙태 경험자 절반 이상이 후유증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만 15~44세 여성 1만명을 대상으로 인공임신중절(낙태) 실태조사를 온라인 설문한 결과 낙태 경험자 10명 중 9명(90.2%)는 낙태수술을 받았다. 약물 사용자는 9.8%(74명)였지만 이 중 53명은 약물로 인공임신중절이 되지 않아 의료기관 등에서 추가로 수술을 받았다.

이때 약물은 자연유산유도약으로 알려진 미프진 등 인공임신중절약이나 유사약을 지인·구매대행(22.6%), 온라인(15.3%) 등을 통해 구매하거나 위궤양에 사용되는 약물(싸이토텍 등 자궁수축유발) 등을 의사처방(62.1%) 받아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낙태 시기는 평균 6.4주였다. 임신주수별로 보면 △4주 이하 31.5% △8주 이하 84.0% △12주 이하 95.3% 등이다. 낙태 수술을 받은 지역은 주거지 근처가 64.7%로 많았다. 소문을 의식해 다른 도시(35%)나 해외(0.3%)에서 수술을 받기도 했다. 관련 비용으로는 △30만~50만원 미만 41.7% △50만~100만원 미만 32.1% △30만원 미만 9.9% 등을 지불했다.

낙태 후 적절한 휴식을 취했다고 응답한 여성은 인공임신중절 경험 여성 중 47.7%에 불과했다. 낙태 이후 8.5%가 자궁천공, 자궁유착증, 습관유산, 불임 등과 같은 신체적 증상을 경험했으나 이 중 43.8%만 치료를 받았다. 54.6%가 죄책감, 우울감, 불안감, 두려움, 자살충동 등 정신적 증상을 경험했으나 이 중 14.8%만이 치료를 받았다.

치료받지 않은 이유는 △치료받을 정도로 증상이 심각하지 않아서(46.3%)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22.8%) △치료받으러 의료기관에 가는 것이 부끄럽고 창피해서(12.8%) 등을 꼽았다.

낙태에 대한 자신과 사회의 인식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낙태한 여성은 이기적이라고 생각한다’는 물음에 ‘스스로 그렇다’는 시각은 10.6%에 불과했지만 ‘사회인식이 그렇다’는 응답은 62.8%나 됐다. ‘낙태에 있어서 남성보다 여성을 비난하는 경향이 있다’는 물음에는 자신(77.4%)도 사회인식(89.4%)도 높게 나타났다.

보건사회연구원은 “인공임신중절을 경험한 여성의 96% 이상이 의료적 상담, 심리·정서적 상담, 출산·양육에 관한 정부 지원 상담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국가차원에서 출산과 양육에 있어서 사회·경제적인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화사, 팬 서비스 확실히
  • 아이들을 지켜츄
  • 오늘의 포즈왕!
  • 효연, 건강미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