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 모인 재계 CEO들 "생산공장 모국으로 옮기겠다"

  • 등록 2017-01-19 오후 4:36:14

    수정 2017-01-19 오후 4:36:14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전통적으로 세계화의 전도사 역할을 자임해왔던 글로벌 기업 리더들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우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에 적응하기 위해 생산과 공급망(supply chain)을 자국 내에 구축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한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한결같이 “트럼프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대비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자국내 일자리 창출에 혈안이 된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연일 제너럴모터스(GM)와 록히드마틴, 유나이티드 테크놀러지스 등 다국적 기업을 비판하면서 공장을 미국으로 옮기라거나 미국에서 판매하는 제품가격을 깎으라는 등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 때문에 GM은 멕시코 대신에 미국내에 공장을 짓기로 하고 2000명의 일자리를 만들기로 약속했다.

커뮤니케이션 마케팅기업 에델만을 이끌고 있는 리처드 에델만 CEO는 이날 “트럼프 당선인의 기본적 메시지는 글로벌로 가지 말고 국내에 있으라는 것”이라며 “기업들은 장기적인 생산과 공급망에 대한 논의를 통해 타깃이 되는 일을 미연에 막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CEO도 “확실히 우리도 적응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한 뒤 “모든 자동차회사들은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짐작하고 그에 맞춰서 자신의 전략을 수정해야만 한다”고 동의했다.

은행과 대기업 등에게 IT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인 인포시스의 비샬 시카 CEO는 “앞으로 자국으로 옮기는 기업들을 지원하는 일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역설적으로 (사업을 막는) 장벽이 늘어날수록 그 벽을 넘어 일할 수 있도록 돕는 (우리같은) 서비스업체에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음식료와 의류업체 등은 자국내에서 원료를 조달하고 생산해 자국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특히 영국 음식료업체들은 브렉시트(Brexit) 우려감으로 인해 영국 파운드화가 급등락하는 탓에 수입 원료 가격이 널뛰기 양상을 보이자 아예 원료 조달을 자국내로 옮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기술적인 진보로 인해 공급라인을 축소하면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 만큼 자국으로 생산과 부품 조달을 옮겨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네덜란드 헬스케어 기술그룹인 필립스의 프란스 반 호텐 CEO는 “3D프린팅과 같은 신기술 덕에 더 많은 기업들이 생산 공급망을 국내로 옮겨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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