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140달러 육박…러 원유 제재시 200달러 간다

미국 국무장관 "러시아 원유 수입 금지 검토 중"
6일(현지시간) 오후 브렌트유 139달러까지 상승
뱅크오브아메리카 "러 수출 제안 시 원유 200달러"
옵션시장선 이달 안 200달러 돌파에 베팅 나와
  • 등록 2022-03-07 오후 5:41:48

    수정 2022-03-07 오후 9:12:48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선을 돌파했다. 2008년 7월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다. 일각에선 유가가 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사진=AFP)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중부 시각 기준 오전 1시 23분께 브렌트유 선물은 전산장에서 9.2% 상승한 배럴당 128.99달러를 기록 중이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선물은 8.5% 올라 배럴당 125.4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오후 브렌트유는 배럴당 139.13달러, WTI는 130.50달러까지 각각 치솟기도 했다. 이는 2008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날과 이날 원유 선물 가격이 치솟은 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러시아산 석유를 수입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블링컨 장관은 CNN에 “유럽 동맹 파트너들과 러시아로부터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다른 각료들은 5일 이 문제에 대해 전화로 논의했다”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해당 분야 관계자 두 명의 말을 인용, 바이든 정부가 처음엔 유럽 등 동맹국의 참여 없이 혼자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지 않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존 킬더프 어게인캐피탈 매니저는 “러시아산 석유와 원유제품 취급을 아예 하지 않을 거란 예측에 원유 가격이 치솟고 있다”며 “이미 휘발유 가격은 말도 안 되게 오르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대부분의 러시아산 원유 수출이 중단되면 하루 500만배럴의 공급이 준다는 것이고, 이는 원유가 곧 200달러가 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JP모건은 올해 내로 원유가 185달러를 넘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위 리 싱가폴 OCBC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 에너지 수출이 막히면 최악의 경우 브렌트유는 200달러가 넘게 거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는 하루당 700만배럴의 원유를 공급하는 국가로, 전 세계 공급량의 약 7%를 담당하고 있다.

실제 옵션 시장에선 원유 가격이 이달 내로 200달러를 넘는다는 데 베팅하는 투자자가 생기고 있다. 블룸버그는 런던 ICE선물거래소 데이터를 인용, 이날 브렌트유 선물 5월물을 배럴당 200달러에 산다는 콜옵션이 최소 200계약 체결됐다고 전했다. 이 콜옵션은 실제 계약이 체결되는 3일 전인 오는 3월 28일에 만료된다. 해당 옵션 가격은 152% 상승해 배럴당 2.39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는 옵션을 사는 비용은 비록 낮은 수준이지만, 이달 안에 브렌트유 5월 선물이 배럴당 200달러를 넘어설 거란 데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단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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