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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8일(현지시간) 열린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끝낸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이다. 연준은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내렸지만, 만장일치로 인하할 것이란 시장 예상과 달리, 연준 위원들 사이에선 설전이 오가는 등 치열한 논쟁이 있었다. 파월 의장도 이러한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연준은 올해 마지막 정례회의였던 이달 FOMC를 ‘매파적 금리 인하’로 마무리했다. 기준금리는 내렸지만, 내년 예상 금리 인하폭을 기존 100bp에서 50bp로 축소했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 최근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 현상이 멈췄고, 경제는 예상보다 강한 회복력을 보이고 있어 점진적인 금리 인하에 나서는 게 맞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히는 등 이중적인 발언을 내놨다. 연준의 경제전망에 다른 ‘변수’가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이번 FOMC에서는 베스 M.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기준금리를 동결해야 한다”고 반대표를 던졌고, 일부 위원들도 처음엔 동결 가능성을 내비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파월 의장이 위원들을 겨우겨우 설득해 일단 25bp 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금리전망 담은 표)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참가자 19명 중 대다수인 10명은 내년 말 기준금리 예상치를 3.75~4.0%(두차례 인하)로 제시했다. 하지만 한차례(4.0~4.25%)에 그칠 것이라고 본 위원은 3명이나 있었고, 심지어 단 한번의 인하도 없을 것(4.25~4.5%)이라고 본 위원도 1명이 있었다. 해맥 연은 총재 외에도 복수의 위원들이 매파적 시각을 드러낸 것이다.
연준 내 매파의 목소리가 강해진 것은 내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탓으로 풀이된다. 매파들은 트럼프의 고율 관세 정책에 따라 수입물가가 오르고, 이민차단 정책에 따라 임금이 상승하는 등 인플레이션이 재발할 가능성에 무게를 조금씩 싣고 있는 것이다. 연준은 경제전망(SEP)에서 내년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은 지난 9월 2.1%에서 2.5%로 대폭 상향했다. 기조적 물가흐름을 볼 수 있는 근원PCE 물가상승률도 2.2%에서 2.5%로 높여 잡았다.
파월 의장은 이번 회의에서 내년 인플레이션 전망은 높아지고 금리 인하 폭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전망에 대해 “일부 인사들이 매우 예비적인 조치를 취해 (트럼프 정부) 정책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고도의 조건부 추정치를 전망에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불과 한달 전만 해도 파월 의장은 “우리는 추정하거나 추측하거나 상상하지 않는다” 고 밝혔는데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월가는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던 연준의 스탠스를 고려하면 향후 연준의 금리 인하 벽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사실상 내년 1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사라졌다.
뱅크오브어메리카는 “내년 금리 인하폭이 2회로 축소된 것만으로도 매파적이었는데, 대다수가 큰 이견 없이 이를 지지했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면서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비둘기파 여지를 일체 남기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향후 고용시장이 계속 견고할 경우 추가 인하에 대한 정당성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도 연준 경제전망에 맞춰 내년 금리 인하 폭 전망을 기존 3회(1,3,5월)에서 2회(3,6월)로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회의 대비 실업률 전망 리스크는 상방에서 균형으로 이동한 반면 물가 전망리스크는 균형에서 상방으로 이동했다”며 “15명의 위원이 물가 상승 위험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