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코로나19로 침체된 공연예술계에 활기를 불어넣을 무대를 준비 중이다. 오는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하는 ‘2020 첫선음악회-그들이 전하는 이야기Ⅱ’다.
‘첫선음악회’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국악관현악 창작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시작한 브랜드 공연이다. 원로 및 중견 작곡가들을 위촉해 작곡한 초연곡으로 구성한 지난해 공연과 달리 올해는 작곡가의 연령 제한을 두지 않는 작품 공모 방식을 도입했다. 코로나19 여파를 겪고 있는 예술가들에게 공연 참여 기회를 확대한 것이다.
|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내 연습실에서 가진 ‘2020 첫선음악회-그들이 전하는 이야기Ⅱ’ 연습 공개 및 작품 설명회에서 박호성(왼쪽)의 지휘 아래 마림비스트(오른쪽) 심선민이 협연하는 ‘나무의 계절’을 시연하고 있다(사진=세종문화회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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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내 연습실에서 가진 연습 공개 및 작품 설명회에서 박호성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은 “이번 공연은 위촉이 아닌 공모 형태로 보다 많은 작곡가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공연 당일 전문가와 관객 평가를 통해 좋은 반응을 얻은 곡은 레퍼토리로 활용하는 등 혜택을 줄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선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 작곡가들의 창작 초연곡을 만날 수 있다. 이날 연습 공개에서는 30대 작곡가 홍민웅의 국악관현악 ‘여’(麗), 20대 작곡가 김관우의 산조 아쟁과 국악관현악 ‘뇌우’, 40대 작곡가 장석진의 마림바와 국악관현악 ‘나무의 계절’을 시연했다.
‘여’는 조선시대 왕들의 사당인 종묘를 보고 느낀 것을 음악으로 담았다. 종묘제례악 중 보태평의 선율 일부를 차용해 종묘가 담고 있는 아름다움과 깊은 사색의 심연에 젖어드는 느낌을 국악관현악으로 표현했다.
‘뇌운’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에 재학 중인 작곡가 김관우의 곡이다. 천둥과 번개로 빚어지는 다양한 자연현상을 국악관현악 연주와 아쟁의 협연으로 담았다. 이번 무대에선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아쟁 수석 김상훈이 협연자로 나선다.
‘나무의 계절’은 서양음악에 기반을 둔 작곡가 장석진의 곡이다. 서양 악기인 마림바의 청아한 음색과 국악관현악의 정갈한 음색이 어우러져 이색적인 정취를 느끼게 한다. 마림비스트인 심선민 국립 강원대 교수가 협연한다.
박 단장은 “이번에 선정된 곡들은 현대적 리듬을 많이 차용해 박자 변화를 꾀한 곡들이 많다”며 “현대음악처럼 받아들인다면 더 좋은 감상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내 연습실에서 가진 ‘2020 첫선음악회-그들이 전하는 이야기Ⅱ’ 연습 공개 및 작품 설명회에서 주요 곡을 시연하고 있다(사진=세종문화회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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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20대 작곡가 손성국의 국악관현악 ‘춘무’(春舞), 30대 작곡가 송정의 25현 가야금과 국악관현악 ‘현(絃)-흉(凶)-한(恨) 파트1’ 등을 30일 공연에서 만날 수 있다. 공연 당일 관객 40%, 연주자 30%, 전문가 30%의 호응과 평가를 바탕으로 우수곡 2곡을 선정할 예정이다.
박 단장은 “올해 창단 55주년을 맞은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그동안 걸어온 발자취에 맞게 이번 공연 또한 창작관현악 발전과 확산, 나아가 관객 개발에 기여하는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티켓 가격 3만~4만 원. 세종문화티켓,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