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12개월 연속 줄었다…노인일자리가 지난달 감소폭 줄여(종합2보)

2월 고용동향…외환위기 당시 16개월 이후 최장 감소
20~50대 취업자수 감소 와중에 60대만 21.2만명 늘어
3월 고용지표, 완화 전망…"회복 아닌 나쁜상태 유지"
  • 등록 2021-03-17 오후 4:02:43

    수정 2021-03-17 오후 4:02:43

지난해 10월 21일 서울 연세대 학생회관 내 취업 카페 상담부스가 한산하다. (사진=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한광범 원다연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일부 완화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 취업자 감소세는 외환위기 이후 최장기인 12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다만 노인일자리 사업 여파로 취업자 감소폭은 전달에 비해 크게 줄었다.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636만 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7만 3000명 감소했다. 취업자는 지난해 3월부터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1998년 1월부터 1999년 4월까지 16개월 연속 취업자가 감소한 이후로 최장 기간 감소세다.

다만 지난달 취업자 감소폭은 전달(98만 2000명)에 비해 줄었다. 이는 지난달 15일 사회적 거리두기 하향과 이로 인해 본격화한 노인일자리 등 재정일자리 사업 영향이다. 정부 재정일자리 사업은 2월말 기준 78만 7000명이 참여하고 있고, 다음 달까지 90만명 이상이 참여할 예정이다.

연령별 취업자 추이를 보면 노인일자리 대상인 60대 이상에서만 21만 2000명 증가했고, 나머지 연령대에선 모두 감소했다. 특히 30대와 40대의 경우 각각 23만 8000명, 16만 6000명이 줄어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한요셉 KDI 부연구위원은 “일부 부분적 회복이 있다고 볼 수 있지만 노인일자리 효과를 제외하면 여전히 많은 일자리에서 코로나19 피해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숙박·음식점 23.2만명, 도·소매업 19.4만명 줄어

실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업종과 직업에서의 취업자 감소가 컸다. 숙박·음식점업에서 23만 2000명 감소한 것을 비롯해 도·소매업 19만 4000명, 협회 및 단체·수리 및 기타 개인서비스업에서 8만 4000명이 줄었다. 직업별로도 서비스종사자가 24만 8000명, 판매종사자가 19만 6000명, 전문가·관련종사자가 13만명 감소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금근로자 중 고용취약 계층인 임시·일용근로자가 각각 31만 7000명(7.0%), 8만명(6.2%) 감소했다. 반면 전체 취업자의 절반 이상(55.7%)을 차지하는 상용근로자의 경우 8만 2000명(0.6%) 증가했다.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 비율인 전체고용률은 1.4%포인트 내려간 58.6%를 기록했다. 2월 기준 2013년(57.5%) 이후 최저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도 1.5%포인트 내려간 64.8%를 기록하며 2월 기준 2014년(64.6%) 이후 가장 낮았다.

실업자는 135만 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만 1000명(17.4%) 증가했다. 1999년 6월 관련 통계변경 이후 2월 기준 최대다. 실업률은 0.8%포인트 증가한 4.9%로 2017년 2월(4.9%)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았다.

그냥 쉰다 257.3만명·일시휴직 70만명 육박

비경제활동인구는 1726만 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6만 2000명(3.4%) 늘었다. 이중 ‘그냥 쉰다’는 인구는 257만 3000명으로 전년 대비 21만 6000명(9.2%)나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30·40대의 증가폭이 컸다. ‘그냥 쉰다’는 30대는 27만명으로 1년새 6만 7000명(33%)이나 급증했다. 40대의 경우는 30만 1000명으로 3만 9000명(15.1%) 늘었다. 50대의 경우는 전년 동월 대비 1만 9000명 감소했지만, 45만 6000명으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많았다.

구직단념자는 75만 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1만 8000명 늘었다. 통계상 취업자로 분류하는 일시휴직자는 69만 8000명으로 1년새 8만명(12.9%) 급증했다.

3월 고용동향에선 기저효과 영향으로 고용지표 악화가 상대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3월은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충격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달이다. 다만 이는 고용상황 개선과는 무관하다는 지적이다.

한요셉 부연구위원은 “3월 고용동향엔 지난해 3월보다 많이 나빠지지 않은 지표가 나올 수 있다”면서도 “이는 회복세가 아닌 나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회복세와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고용시장 회복을 위해 정책 노력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국회에 제출돼 있는 1차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에서 확정될 경우 일자리 사업을 신속히 집행하고, 청년·여성 고용대책도 차질 없이 추진할 방침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코로나19 확진자수가 매일 300~400명대 수준을 유지하는 등 방역리스크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만큼, 방역긴장감 유지 속에 고용시장과 일자리 상황이 더 빠르게 개선되도록 정책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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